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창작과비평사 14인 신작소설집에 단편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 『해남 가는 길』,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마음의 망명정부』, 장편소설 『풋사랑』, 『날아라, 이 풍진 세상』, 『폭설』, 『낯선 사람들』, 시집 『겨울바다』, 『남해엽서』, 『그후, 일테면 후일담』, 시소설집 『짜라투스트라의 사랑』, 산문집 『나쓰메 소세키를 읽는 밤』 등이 있다. 1990년 제23회 ‘한국창작문학상’과 2007년 제8회 ‘무영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영현의 『라일락 향기』는 뜨겁고 격정적인 세계를 다루고 있다. 거기에는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에게 부과된 프로메테우스적 운명과 대결하다가 정신분열이라는 전상(戰傷)을 입은 한 오연한 정신의 초상이 있다. 그 정신은 오랜 내적 투쟁을 거쳐 마침내 ‘이 보잘것없는 현실을 꿈의 차원으로 올려놓는 비약적인 약동’ 을 감지하며 세상 속으로 걸어 나온다. 지성의 문학이란 이런 것이다. 김명인 (인하대 교수, 문학평론가)
과거로부터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란 그러고자 하는 동경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라일락 향기』는 이 엄연한 사실들 사이에서 찢기는 자의 절규에 다름 아니다. 마침내 김영현은 인간의 영혼 속을 파고드는 인파이터가 되었다. 형이상학과 유물론의 만남이라고 할까. 구체적인 자신의 시대에서 출발, 그것을 삭히고 또 삭혀 보편적인 인간 이해에 도달한 그의 행보는 충분히 흥미롭다. 그는 지금 파우스트가 되려 한다. 신수정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