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다 보니 사실 인화해서 소장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귀찮기도 하고, 비슷비슷한 사진 하나씩 추려내기도 힘들고.

그러다가 여동생의 닥달로 사진을 하나씩 인화하기 시작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어딘가를 조금씩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휴대폰에 저장만 하는 사진 말고,

용량이 초과하여 다른 저장소에 다시 저장하는 거 말고,

바로 눈앞에서 펼쳐보는 재미가 상당하다는 걸 알았다. 

디지털로 찍고 아날로그 분위기로 보는 방식의 조화라니 조금 아이러니 하지만,

보는 맛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게 바로 사진 앨범이 아닐까 한다.

예전 방식의 큰 앨범은 무겁고 부담스러워서 작고 얇은 앨범 하나씩 사다가

인화하는대로 조금씩 넣고 싶어서 골랐는데,

내지는 괜찮은데 표지가 비닐처럼 금방 찢어질 것 같다. 

사진 보관 방식이나 내지의 품질은 좋았지만,

표지 때문에 더 선택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근데 이거 세개나 샀는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