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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트의 골짜기 (고종석 선집-1)
eBook

플루트의 골짜기 (고종석 선집-1)

[ EPUB ]
고종석 | 알마 | 2013년 12월 2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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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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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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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9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2.8만자, 약 7.3만 단어, A4 약 143쪽?
ISBN13 9791159920653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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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제망매祭亡妹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그래, 국민학교 2학년 때였어. … 그날 집에 돌아와서는 엄마 경대 속의 내 모습을 빤히 쳐다봤어. 저 머리통 속에 있는 뇌가 손이랑 발이랑 눈까풀 같은 것에 명령을 내린단 말이지 하고 생각하다보니까, 갑자기 지금 저 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내 뇌에 대해서, 그 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내 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내 뇌에 대해서, 그 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내 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내 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내 뇌에 대해서?그 아이는 자기 말투가 우스웠는지 피식 웃었다?, 이어서 바로 그 뇌에 대해서, 이어서 또 바로 그 뇌에 대해서, 계속 생각이 뻗어나가는 거야. 오빠도 그런 경험이 있느냐고.”--- p.22

나는 그 말을 하며 무슨 위인전의 주인공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혜원이를 추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 뒤, 역시 위인전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혜원이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장엄한 삶을 살아낸 인물의 묘비명 앞에 설 수 있었다. … 그러나 이 사람은 파리코뮌이 무너지고도 40년 가까이 더 살았다. 그것은 그의 장엄함을 위해서는 좀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나이 든 죽음에는 비극성이 없다. 그런데 비극성은 장엄함의 한 부분이다 --- p.57~58

03 엘리아의 제야
재채기가 나왔다. 재채기와 함께 거실 벽의 산타클로스가 노래를 시작했다. 징글벨스, 징글벨스, 징글올더웨이. 저 산타클로스 인형은 얼마 전 딸내미가 사다 벽에 걸어놓은 것이다. 건드리거나 큰 소리를 내면 징글벨을 부르기 시작한다. 한 절을 다 부르고 나서야 멈춘다. 크게 웃을 때나 크게 울 때나 큰 물건을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나 산타클로스는 징글벨스를 부른다. 징글벨스, 징글벨스, 징글올더웨이. 내가 그 노래를 처음 들은 게 언제더라? 어린 시절의 크리스마스는 괜찮았던 것 같다. 그 시절을 돌이켜볼 때면 지금도 더러 가슴이 뛰고 요의가 느껴진다.--- p.90

“네, 친구 몇한테 전활 해봤는데, 다 오늘은 다른 약속이 있다는 거예요. 그리구 저두 혼자가 편해요.”
혼자가 편하다는 딸내미의 말에 가슴이 미어져왔다. 이 아이는 아마 혼자가 편하도록 스스로를 학습시켜왔을 것이다. 누이가 재스민차를 끓여 내왔다. 식도가 뜨뜻해지면서 마지막 술기운이 빠져나가는 것 같다. 딸내미는 혼기가 차오지만, 결혼할 수 없을 것이다. 혼기가 너무 많이 지나버린 누이 역시 아마 앞으로도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엘리아의 수필》을 쓴 찰스 램은 신경증을 앓는 누이와 평생을 같이 살았다고 한다. 나도 아마 누이와 평생을 같이 살게 될 것이다. 램은 누이의 버팀목이었지만, 내게는 누이가 버팀목이다.--- p.113

우리는 한동안 말없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빠가 새언니랑 헤어진 게 나한텐 다행인 것 같아.”
뜬금없는 소리였다. 그러나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뭔가가 흐무러지고 있었다. 나는 누이의 볼에 입을 맞췄다. 그러자 누이는 제 입술을 내 입술에 가볍게 포갰다가 뗐다. 누이는 제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댔고, 나는 한 팔로 누이의 어깨를 감쌌다. 누이의 가슴 뜀이 내 가슴에 전해져왔다. 도둑고양이 한 마리가 힐끔거리며 우리 앞을 지나쳐 놀이터 뒤 덤불 속으로 사라졌다.--- p.118

04 플루트의 골짜기
인간 군집 안에서 제법 큰 위세를 뽐냈던 개체들이라면, 그 죽음이 부고란에 실리지는 않는다. 신문사에서는 따로 제목을 뽑은 독립적 기사를 그들의 죽음에 바침으로써 그들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 인간 군집 안에서 아무런 힘도 휘두르지 못하고 자질구레하게 산 개체들의 경우에도, 그 죽음이 부고란에 실리지는 않는다. 신문은 부고란에조차 그들의 이름을 실어주지 않는다. … 부고란에 실린 이름들은 인간 군집 사다리의 중간쯤에 자리 잡은 개체들의 것이다. 사회가 그 죽음을 모른 듯 넘어갈 순 없지만, 그렇다고 버젓이 기록해야 할 만큼 위세가 있진 않았던 개체들.--- p.120

유럽 지역이나 미합중국에서라면 내가 걸어온 에움길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이점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 남부 지역 대학의 드센 순혈주의 속에서 나는 갈 데 없는 아웃사이더가 되었다. 따지고 보면 나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아웃사이더였지만, 취직 자리를 알아보며 내가 두 겹의 아웃사이더라는 것을 절감했다. 한반도 남부 지역에서는 철학과 학생이었던 적이 없던 터라, 나는 이 지역의 철학계라고 불리는 인간 무리에 아무런 끈이 없었다. 그나마 이 지역의 인류가 가장 선망하는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면, 시간강사를 따내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역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류가 학교에 부여하는 서열의 견고함은 대단한 것이다.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도 알게 모르게 내게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 그들은 학교의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세상을 욕하고 정치를 욕했지만, 바로 그들이 세상이고 정치였다. 그것은 그들도 인간이라는 뜻이었다.--- p.131

섹스에 탐닉하는 것 외에 내가 그들과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싶은 일은 별로 없었다. 나와 몸을 섞는 종족을 경멸하는 것에 대해 나는 아무런 죄책감도 없다. 그들은 죄책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존엄을 아직 획득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과의 섹스가 찝찔한 불행의식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사람들 속에서 살며 사람을 싫어하는 자는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갈리아 지역 출신 한 현대인의 말투를 훔치자면, 나는 그 불행의 느낌을 잊기 위해 섹스에 몰두했고, 내가 혐오하는 종족과의 섹스 때문에 다시 불행해졌다.--- p.138

05 이모
그는 아내의 모국어를 배우는 데 그리 큰 열의가 없었다. 이것은 그가 힘센 나라에서 온 주둔군 장교였다는 사실만으로 양해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만약에 아빠가 서독에 주둔했고 독일 여자와 결혼했다면, 아빠의 독일어는 그의 한국어보다 훨씬 나았을 것이다. 아빠는 극동의 작은 언어를 굳이 익히려 애쓰지 않았다. 그의 몸에도, 여느 미국인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영어제일주의가, 그러니까 언어제국주의의 흔적이라 할 만한 것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영어제국주의는 유럽의 다른 큰 언어들 앞에서보다 극동의 작은 언어 앞에서 더 뻔뻔스러웠던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아빠의 기품을 깎아내렸다. 그에게 아메리카 원주민의 피가 살짝 흐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 p.147

“아인슈타인은 슬펐을 거야. 절망적이었을 거야. 세계의 생김새와 운동 원리에 대해 이 행성에서 자기만큼 아는 사람이 없었는데, 사실 자기도 아는 게 거의 없었을 테니 말이야.” 옥상의 그 평상에 누워 이모는 문득 내게 그렇게 말했었다. 그때 나는 좀 혼란스러웠다. 이모는 자기가 아인슈타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건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모는 극동의 조그만 나라에 약간 알려진 시인일 뿐이다. 물리학이나 수학에 대해서 이모가 한국의 평균적인 고등학생보다 더 잘 안다고도 상상할 수 없다. 이모가 과대망상증 환자라고도 상상할 수 없다. 이모는 그때 왜 아인슈타인의 절망과 슬픔에 대해 얘기했을까? 세계의 생김새나 운동 원리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세상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했을까? 그랬다면 그게 뭘까?--- p.159

우리 식구가 이모와 함께 살 땐, 집이 그 근처의 합정동이었다. 합정동은 엄마와 이모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합정은 조개우물shellwell이라는 뜻이라 한다. 셸웰이라는 말의 거듭된 운이 유쾌했던 듯, 이모는 합정의 뜻을 내게 가르쳐주며 셸웰을 한 열 번쯤 반복했다 --- p.163

06 사십세
그것은 아버지의 오산이었다. (하기야 아버지의 삶은 오산으로 점철된 삶이기도 했다.) 아버지와 나이가 스무 살도 더 차이가 났던 그 여자는 얼마 뒤 아버지를 훌쩍 떠나버렸고, 그래서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돌아오는 길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나는 아니었다. 어머니에게 돌아온다는 것은 곧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이었는데, 나는 아버지를 벌레보다도 더 싫어했기 때문이다. 벌레보다 더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을 때 내가 어머니 앞에서 쏟아놓은 말은 이랬으니까: “그 인간은 벌레예요. 어머니는 밸도 없어요?”--- p.183

내 걸음걸이, 내 웃음, 내 신경통과 약시, 그 모든 것이 아버지의 것이다. 내 존재를 지워버리고 싶다. 긁어내고 싶다. 흡연과 알코올 탐닉, 그것도 아버지의 것이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 때문에라도 그짓을 그만두고 싶지만, 그것에 탐닉하는 그 육신은 그 아버지의 육신이다. 그렇다, 그것은 내 육신이기도 하고 아버지의 육신이기도 하다. 이 육신이 바로 그의 육신이다. 내가 바로 그다. 나는 절망한다.--- p.209

07 피터 버갓 씨의 한국 일기
한국 기자들이 영어에 너무 서툴다는 데에 놀랐다는 것을 기록해두어야겠다. 내게 영어로 직접 질문한 기자는 둘뿐이었다. 그 가운데 한 기자는 미국에서 살았는지?기분 좋은 매사추세츠 악센트였다?영어가 거의 완벽했다. 물론 거의 완벽한 영어로 한다는 질문이 고작 “한국에 온 소감이 어떤가? 그리고 당신이 십 년 전에 방문한 일본과는 느낌이 어떻게 다른가?”였지만. 그러나 나는 그 멍청하기 짝이 없는 질문에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대답했다. 나는 이 은둔의 나라에 오게 된 것을 영예롭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일본 제국주의와 연이은 군사독재 정권에 맞선 한국인들의 투쟁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고, 서울은 내가 태어난 필라델피아나 내가 반세기 동안 살아온 보스턴만큼이나 아름다운 도시라고 말했고, 일본은 너무 서양화돼서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서울에서는 기분 좋은 아시아의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기자들 모두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치더구먼.--- p.226~227


대통령은 나보다 네댓 살 위인데, 지난해에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내가 예전에 구명 운동을 펼치지 않았다면 그는 오래전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고, 청와대도 노벨상도 그와는 무관했을 것이다. 나는 그의 은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가 지적인 사람이라는 소문은 익히 들어왔지만, 소문과 사실이 꼭 들어맞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기야 정치가에게 무슨 대단한 지성이 필요하랴. 그는 나를 대단히 예의 바르게 맞았다. 그러나 나는, 미국이나 유럽에는 고작 사회민주주의자로 알려져 있는, 게다가 이 나라의 좌파로부터는 신자유주의자라고 비판받고 있다는 노인을 지지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싫어서, 결례를 무릅쓰고 만찬장에서 몇 가지 지적을 했다. 나는 우선 그가 추진해온 개혁이 국제통화기금의 처방을 그대로 따름으로써 한국 경제를 미국에 종속시키고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더 가난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나는 또 특히 이런 정책이 그가 야당 지도자 시절 주장해왔던 원칙들과도 쉽사리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그에게 일깨웠다. … 선생님에게 꾸중 들은 학생을 달래듯, 나는 대통령에게 당신의 대북한 정책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라고 그를 추어주었다 그리고 덧붙여서 당신은 넬슨 만델라나 빌리 브란트에 견줄 만한 정치가라는 말도 했다. 대통령은 금세 얼굴이 환해졌다. 정치가들이란, 특히 나이 먹은 정치가들이란, 왜 이리 좋은 말만 듣고 싶어할까?--- p.237~238

09 서유기西遊記
“그동안 서울에 한 번도 안 들어왔었지?”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울 생각 안 나?”
“왜, 처음엔 생각이 났지. 고운 생각이든 미운 생각이든. 니 생각하면 미운 생각이었구 다른 친구들 생각하면 고운 생각이었지. 그런데 이젠 별로 생각이 안 나. 사실 서울 생각이라고 해도 그게 서울이라는 공간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 서울 사람들에 대한 생각인 건데, 그러니까 말하자면 인젠 그 사람들 생각이 잘 안 나는 거지. 고운 기억이구 나쁜 기억이구 점점 희미해져. 그게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아.”--- p.326~327

“전 개발론자는 아니지만, 어려서 보았던 서울의 가난한 풍경에 무슨 향수 같은 건 없어요. 과거라는 건 대개 미화되기 마련이어서 옛날이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지만, 저는 안 그래요. 비만 오면 장화가 없인 살 수 없었던 도시, 천변에 판잣집들이 게딱지처럼 늘어서 있었던 도시가 사실 서울이잖아요. 정 선배한테 차마 드릴 말씀이 아니긴 하지만, 전 때때로 박정희 시대라는 게 전적으로 부정되어야만 할 시대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 p.350

10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제롬, 그거 알아? 2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에는 통행금지라는 게 있었어. 자정부터 새벽 네시까지는 일반 시민들이 거리에 나올 수 없었던 거야. 전시도 아닌데 말이지. 지금 생각하면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규율이었지만 그땐 아무도 거기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어. 용기가 없어서도 그랬겠지만, 그게 비정상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거야. 너무 오래도록 금제에 길들여져 있다 보니, 그게 정상처럼 돼버렸던 거지. 그 시절에 한 해 가운데 통금이 없는 날이 딱 이틀 있었는데, 하나가 오늘 같은 크리스마스 이브였고 다른 하나가 제야였어. 그날 밤이면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물결을 이뤘지. 한 해 내내 억눌려 있다가 자유를 찾은 사람들처럼 말이야. 내게도 더러 그런 기억이 있어. 크리스마스 전날 밤 시내로 나가 5, 6킬로가 넘는 밤거리를 따라 집으로 걸어 돌아오던 기억. 그런데 그날이 지나고 나면, 나 역시,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야. 사실은 정상에서 비정상으로 돌아온 건데도.”--- p.393

이들은 아마 의료보험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을 터였다. 뒷자리의 어린아이의 얼굴이 미셸과 콜랭의 얼굴과 포개지며 나는 문득 위선적으로 우울해졌다. 그러나 남자의 대답이 나를 어느 정도 안심시켰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런데 성남에는 다행스럽게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의사가 한 분 있어요. 혹시 큰 병이 걸리면 모르겠는데, 그분 덕분에 자잘한 병은 해결이 됩니다.”
“아, 다행이군요.”
나는 아직도 인도주의와 선의를 버리지 못한, 그 위선적인 내 동료에게 신의 축복이 히말라야의 눈처럼 쏟아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했다.--- p.400

11 아빠와 크레파스
“그전에는 왜 아빠 얼굴을 쳐다보지 못한 줄 아세요? 죄책감 때문이었어요. 눈을 잃었다는 죄책감. 아빠가 멀쩡하게 낳아준 눈을 제 실수로 잃었다는 죄책감이요. 그 죄책감은 엄마를 향한 것이기도 했지만, 아빠한테 훨씬 더 컸어요. 남들이 다 그러잖아요. 제가 아빠 얼굴을 쏙 빼닮았다구요. … 특히 살짝 쌍꺼풀진 예쁜 눈이요. 그렇지만 그 눈은 하나였죠. 그 짝을 저는 어려서 잃어버렸잖아요. 제 실수로요. 저는 아빠가 준 그 눈을 간직하지 못한 게 죄스럽고 수치스러웠어요. 아빠가 저를 부끄러워할까봐 두려웠어요. 아빠가 남들한테 부끄러울까봐, 불구인 딸을 둔 게 부끄러울까봐 말이에요. (한 선배! 그 아이 입에서 나온 ‘불구’라는 말이 제 마음을 얼마나 후벼팠던지요.)”--- p.445

김 형 가족과 다시 가까이서 살게 된다는 건 내게 아주 기쁜 소식입니다. 손꼽아 기다릴게요. 이방에서지만, 서로 기대면서 살아봅시다. 무엇보다도, 낙관과 자족이 중요합니다. 그것들이 있는 한 삶은 견딜 만합니다. 신이, 누구한테서든,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고 몽땅 빼앗아 가버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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