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바닥에 낡은 철사 한 줄이 떨어져 있다고 하자. 어른은 그것을 그저 철사나 쓰레기로밖에 보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것을 주워서 여러 놀이에 사용한다. 구부려서 소꿉놀이를 할 때 열쇠로 만들기도 하고, 목에 감아서 목걸이 대신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지금 여기에서 있는 힘껏 낡은 철사와 노는 것이다. “더러우니까 줍지 마.” “거지 같아, 꼴 보기 싫어.” 이렇게 말하는 어른은 마치 낡은 철사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철사에 얽매인 것이다. 눈을 반짝이며 철사를 줍는 아이는 철사에 얽매인 게 아니라 자신의 ‘놀이’라는 생활로 가득가득 차 있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여기서 ‘신경 쓰지 않는다’로 말하려고 한다. ‘신경 쓰지 않는다’라는 어떤 것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다. 기쁠 때는 하늘 끝까지 날아오르는 기분이 되고, 슬플 때는 온몸으로 처절하게 슬퍼하는 것, 지금 여기에서 가득가득하게 사는 것, 그것이 ‘신경 쓰지 않는다’이다. 자, 지금 이 순간부터 ‘신경 쓰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가지 않겠는가. 오늘도 가득하게, 가득해져서 살아가자. ---「신경 쓰지 않는다」중에서
“왜 다른 사람들이 너를 경멸하느냐. 그것은 성적이 나빠서가 아니다. 왜 다른 사람들이 너를 신뢰하지 않느냐. 그것은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기 때문이 아니다. 네가 자신의 인생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그저 도망만 치고 있기 때문이다. 비겁하기 때문이다. ‘고독하다,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투정부리며 나 같은 사람이 있는 곳까지 도망을 쳐왔기 때문이다.” 힘껏 인생에 맞선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 아이를 경멸하거나 불신하지 않을 것이다. 본인도 ‘고독하다’는 말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