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스웨덴 외레브로에서 태어나 어린이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로 일했다. 2004년에 첫 책을 펴낸 뒤 두 번째 책 『나, 고릴라 그리고 원숭이 별』이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스웨덴의 최고 문학상인 아우구스트 상 후보에 세 번 올랐고, 2014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문학상인 린드그렌 상을, 2016년에 스웨덴 도서관협회가 수여하는 닐스 홀게손 상을 받았다. 뛰어난 이야기 솜씨로 스웨덴의 ‘로알드 달’로 불리고 있으며 작품 상당수가 스웨덴에서 어린이 라디오 극으로 각색되어 소개되고 있다.
그림 : 마리아 닐손 토레
1975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나 예술학교에서 디자인과 미술을 공부했다. 2000년부터 도서 일러스트, 표지 디자인 등의 작업을 활발하게 해 왔다. 2011년에 그림책 『이상한 동물들』이 스웨덴 서점인협회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어린이 책에 뽑혔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 『모두 나를 쳐다봐요』가 있다.
역자 : 조경수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대학원 한독과를 졸업했으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로리스의 특별한 하루』 『길 잃은 무지개 물고기』 『못 말리는 꼬마 뱀파이어 시리즈』 『난 커다란 털복숭이 곰이다』 『빈둥빈둥 투닉스 왕』 『네 모습 그대로 사랑해』 등이 있다.
선생님이 말했어요. “우리는 이렇게 따뜻한 곳에 있어. 모두 배부르고 건강하게 말이야. 하지만 세상에는 병들고, 추위에 떨고, 먹을 것조차 없는 사람들도 있어. 그러니까 우리는 누구든지 불쌍한 사람을 만나면 도와주려고 노력해야 해.” 에바-카이사가 손을 들더니 어른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저는 불쌍한 사람을 알아요.” “그래?” “스티그예요. 아빠가 없거든요.” 꼬마 양파는 오싹 소름이 끼쳤어요. 꼬마 양파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동정을 받는 것도 원치 않았어요. 꼬마 양파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이 일어난 거예요. 마치 온몸이 더러운 끈끈이로 뒤덮인 것 같았어요. --- p.32-33
“아저씨는 어떻게 그렇게 쉽게 닭을 들 수 있어요?” “뭐라고?” 칼 아저씨가 장화에 한 발을 넣으면서 물었어요. “어떻게 하면 닭이 겁먹지 않게 들어 올릴 수 있느냐고요?” 칼 아저씨는 다른 쪽 발에도 장화를 신었어요. “그건 특별한 기술이 아니야.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어. 중요한 건 닭에게 신뢰를 얻는 거지.” --- p.52-53
엄마도 금방 미안해하며 다시 쪼그리고 앉아 꼬마 양파의 손을 잡았어요. 그리고 전에 이미 수백 번, 수천 번 했던 말을 되풀이했어요. “나는 그 사람을 원한 적 없어. 나는 너만을 원했어.” 꼬마 양파는 여태까지 한 번도 말한 적 없는, 속으로만 되새겼던 말을 내뱉었어요. 어쩌면 매일같이 하고 싶었던 말을요. “하지만 나는 아빠를 원했어요.” --- p.142
꼬마 양파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동안 눈은 점점 더 세차게 내렸어요. 다리에서 힘이 빠졌어요. 아직 스톡홀름으로 가는 도로 근처에도 못 갔는데 말이지요. 꼬마 양파의 머릿속에서 나쁜 생각들이 마구 떠올랐어요. 깊숙이 숨겨 두고 절대 밖으로 꺼낸 적 없는 생각들이었어요. 하지만 절망적인 눈보라 속에서 힘없이 떨고 있자니 나쁜 생각들은 저절로 튀어나왔어요. 아빠가 꼬마 양파를 보고 전혀 기뻐하지 않으면 어떡하지요? 아빠가 싸늘한 표정으로 “대체 여기 왜 왔니?”라고 말하면요. --- p.148
꼬마 양파는 사람들이 동정 어린 눈길로 자기를 보는 게 싫어요. 이맛살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것도요. 그래서는 안 돼요. 사람들은 꼬마 양파를 남들과 똑같이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해야 해요. “저기 행복한 꼬마 양파가 걸어가네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꼬마 양파 스티그의 소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자전거를 갖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리운 아빠를 만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꼬마 양파는 동네에서 홀로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괴짜에 관한 소문을 듣는다. 최면을 걸어서 닭을 마음대로 조종할 줄 안다는 칼 아저씨. 꼬마 양파는 엄마를 설득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서움을 무릅쓰고 그를 찾아가 보기로 하는데……. 과연 꼬마 양파의 크리스마스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