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Marguerite Yourcenar)는 1903년 프랑스인 아버지 미셸 드 크레양쿠르와 벨기에인 어머니 페르낭드 드 카르티에 사이에서 출생한다. 브뤼셀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가 산욕열로 열흘 후에 사망하자 본가가 있는 프랑스 북부 릴 근처의 몽누아르 성에서 성장한다. 프랑스 노르 지방의 유서 깊은 귀족 가문의 후예였던 아버지는 문학과 예술에 조예가 깊었으며, 평생토록 반항, 모험, 여행, 사랑을 즐겼던 그 시대의 자유인이었다. 1980년 유르스나르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사상 최초의 여성 회원으로 선출된다. 1635년 프랑스의 재상 리슐리외가 프랑스어와 인문학을 진흥할 목적으로 설립한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40석의 종신회원으로 구성되는데, 345년 동안 단 한 명의 여성 회원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르스나르의 아카데미 입회는 페미니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역사적 사건이 되었다. 이러한 삶의 마지막 영광의 시기를 함께한 사람은 제리 윌슨(Jerry Wilson)이었다. 1979년에 사망한 그레이스 프릭의 빈자리를 대신해, 미국인이지만 프랑스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사진 작가 제리 윌슨은 전 세계를 함께 여행했던 동반자이자 연인으로서 유르스나르의 마지막 삶의 증인이 된다. 이 시기 작가는 전 재산을 그에게 상속하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했지만, 1986년 에이즈로 그가 먼저 사망하자 새로운 유언장을 작성해 전 재산을 환경보호 단체에 기부한다.
오정숙은 신촌골 연세대 불문과와 동대학원에서 좌충우돌 꿈만 많던 청춘을 보내고,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운명의 작가 유르스나르에 대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한다. 늘 예술에 취해 있는 파리에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아 삶 속에 녹아 있는 문화의 힘을 깨닫는다. 문학에서 문화로 관심 영역이 확장되면서, 문화 정책, 축제, 영화, 뮤지컬 등을 통해 한국과 프랑스, 퀘벡과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다채롭고 쌍방향적인 문화 소통을 꿈꾸며 다양한 연구 활동에 참여 중이다. 경희대 프랑스어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프랑스문화학회 부회장, 불어불문학회 재무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영원한 방랑자≫, ≪축제로 이어지는 한국과 유럽≫, ≪프랑스 작가, 그리고 그들의 편지≫, 번역서로 ≪유럽 문명의 아프리카 기원≫, ≪아프리카인이 들려주는 아프리카 이야기≫가 있으며, 그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