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제프 로트(Joseph Roth, 1894∼1939)는 1894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속했던 갈리치아 지방(현재 우크라이나)에 있는 소도시 브로디에서 유대인 나훔 로트의 아들로 태어났다. 렘베르크와 오스트리아의 빈 대학교에서 독일문학과 철학을 수학하고, 1차세계대전 참전 후에는 빈,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소재의 여러 신문사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1933년 히틀러의 권력 장악 이후 프랑스 파리로 망명의 길을 떠난 뒤 알코올중독과 가난으로 오랜 시간 동안 고통에 시달렸으며, 1939년 망명지의 한 병원에서 폐렴으로 생을 마감했다. 대표작으로 ≪거미줄≫(1923), ≪방랑 중의 유대인≫(1927), ≪욥, 어느 소박한 남자의 이야기≫(1930), ≪라데츠키행진곡≫(1932) 등이 있다.
김희근은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한 뒤 독일로 건너가 독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독일 뮌스터 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하이네의 역사 사상과 유대교>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양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독일 문학, 유럽 역사 및 문화사를 강의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하이네와 메시아주의>, <레싱과 멘델스존의 유대인 문제 해결 모색>, <되블린의 시오니즘 비판과 현대 유대교의 미래>, <독일 전후 문학에 나타난 유대인 이미지>, <시민사회 비판으로서의 문학>, <가해자 시각에서 본 반유대주의> 등 다수가 있으며, 저서로 ≪하이네의 메시아적 전망(Heinrich Heines messianische Verheissung)≫(국외), ≪성과 속≫(공저) 등이 있다.
테오도어는 천 개의 귀를 가지고 있었고 천 개의 팔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었다. 소년 시절 여름방학에 가지고 놀았던 거미가 생각났다. 당시 그는 매일 거미에게 파리를 잡아 먹이로 주었다. 거미는 허둥대며 가까이 다가오는 동물을 숨죽이고 기다렸다. 그리고 몇 초 동안의 매복 후에 마지막 죽음의 일격을 가했다. 돌진, 도약 그리고 낙하가 한 동작에 이루어졌다. 그렇게 그는 지금 앉아 있다. 단호하게 뛰어올라 돌진할 태세를 갖추어 놓고. 그는 여기에 있는 사람들을 증오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그는 증오의 원인을 스스로 만들어 내기로 했다. 그들은 사회주의자다. 그들은 애국심이 없으며 배반자다. 이제 그들을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다. 다섯, 여섯, 열 명의 사람에게 가할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니, 다시 사람들 위에 군림할 권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