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경기도 의정부에서 아버지 김해 김씨, 어머니 파평 윤씨 사이에서 이남이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뜻한 바가 있어 2006년 안동 길안천 변에 조그만 움막을 짓고 10년째 살고 있다. 낮에는 사과농사를 짓고 남는 시간에는 산책, 책 읽기, 기타를 친다. 잡담, 소음, 추위, 눈 쓸기를 싫어하고 노자, 임어당, 검도, 탁구, 멍하니 앉아있기를 좋아한다. 아라, 마루라는 이름의 개 두 마리, 둥이라는 이름의 검은 고양이와 살고 있다.
길고양이 엄마에게서 난 고양이 ‘조리’는 어느 정도 자라자 젖이 부족한 엄마는 조리를 ‘반연’ 집으로 옮겨놓고 가버린다. 혼자 시골에 내려와 고시공부를 하는 반연은 도망가는 새끼고양이 조리를 잡아 거두어들이고 조리라는 이름을 붙이며 그들의 동거가 시작된다. 반연의 보살핌(?) 가운데 쑥쑥 자란 조리는 어느덧 세상과 사람을 보는 안목을 기른다. 그런 조리 눈에 비친 반연은 우유부단하기만 하고, 반연의 친구 ‘산 사나이’는 고지식하기 그지없으며, 반연의 ‘그녀’는 까칠한 데다 배려할 줄 모르는 속물이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조리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속 좁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런 가운데 조리는 인간의 잔학함에 희생된 엄마와 형제들의 소식을 알게 되고, 그런 조리에게 인간은 더욱 형편없는 존재로 다가온다. 인간에 대한 실망이 커져가는 어느 날, 반연의 그녀가 반연에게 거처를 서울로 옮길 것을 강권하면서 반연과 조리는 고민과 불안에 휩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