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잔뜩 부풀어 있긴 하지만 아직 거품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현재 상황을 거품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두고는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부동산 거품은 근본적으로 뿌리 깊은 ‘부동산 불패’ 신화에 의존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수십 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쇠를 담금질하듯 ‘부동산 불패’ 신화는 더욱 견고해져 갔다. 그러나 이런 ‘부동산 불패’ 신화가 최근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국내 가계 자산의 포트폴리오 역시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그동안 부동산에 머물고 있던 자금들이 속속 적립식 주식형 펀드로 이동하고 있다. 앞으로 이 현상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특히 전 직장에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는 2010년 이후에는 직장인들 대부분이 자신의 금융자산 찾기에 안간힘을 쓸 것이다. 국내에서도 발 빠른 자산가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부동산 자산에서 금융자산으로 배를 옮겨 탔다. 매년 국세청에 신고하는 상속세 재산 내역에서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비율이 급증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