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신무기 팔랑크스 그리스 군대는 오른손에는 창을 들고 왼손에는 방패를 들고 싸웠어. 전투가 벌어지면 자신의 몸을 오른쪽 동료의 방패에 숨긴 채 창을 들고 돌진했지. 이때 중요한 것은 그 누구도 겁에 질려 도망쳐서는 안 된다는 거야. 한 명이라도 도망치려고 하면 빽빽하게 몰려 있는 밀집 대형이 무너져 버리거든. 그래서 그리스 군대는 창과 칼을 잘 쓰는 훈련 대신 밀집 대형을 만드는 연습을 계속 했대. 무기보다도 전술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거지. 이렇게 훈련된 밀집 대형의 그리스 군대를 '팔랑크스'라고 불러. 팔랑크스가 무서운 이유는 마구 찔러대는 창 때문이 아니야. 고슴도치처럼 빼곡한 모습을 하고 창을 든 수천 명의 군대가 앞쪽에서 달려온다고 생각해 봐. 기분이 어떨까? 누구라도 무서울 거야. 팔랑크스의 무기는 바로 상대방이 겁을 먹게 만드는 데 있었어. 그래서 페르시아 군대가 그렇게 속절없이 무너졌던 것이지.--- pp.17~18
로마군은 바다에서 어떻게 싸웠을까? 로마는 카르타고의 함대에 맞서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어. '배를 다루는 기술이 카르타고보다 못하다면, 바다의 전투를 육지의 전투처럼 만들자!'라고 말이지. 그래서 개발한 장치가 바로 '코르부스(Corvus)'라는 배다리야. 적의 배에 접근하면 코르부스를 내려서 통로를 만드는 거야. 그러면 이 다리를 이용해서 로마의 우수한 중장 보병들이 적의 배에 마구 쏟아져 들어가지. 실제로 로마는 코르부스를 이용해서 여러 차례 카르타고 해군을 격파했어. 하지만 코르부스에는 문제점이 있었어. 커다란 코르부스를 배에 매달고 다니니까 배가 늘 불안정했거든. 그러던 기원전 255년에는 카르타고 해군을 격파한 로마군이 항구로 돌아오다가 폭풍을 만났어. 결국 코르부스를 실은 로마의 함선들은 폭풍을 견디지 못했고, 170척이나 되는 배가 침몰하고 말았지. 자그마치 6만 8천 명에 이르는 선원과 군인들이 물에 빠져 죽었대. 이런 참사가 두 번이나 반복되자, 로마는 전통적인 충각 전술로 다시 돌아갔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