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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글쓰기

사랑하는 글쓰기

: 엉뚱하게 잘못 쓰는 겹말 이야기

최종규 | 호미 | 2010년 12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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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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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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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88988526842
ISBN10 8988526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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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정서

그리고 마음과 정서를 소년과 함께했던 온갖 나무열매와 산새와 작은 짐승들이 자연 속에 가득했다.
「스핑크스의 코」 263쪽, 리영희, 까치 1998

“자연 속에”는 “자연에”로 고치고, “소년少年”은 “사내아이”나 “아이”로 고쳐 줍니다.

마음과 정서를
→ 마음을
→ 마음과 생각을
→ 마음과 느낌을
→ 마음과 넋을
→ …

사람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감정을 일컬어 “정서”라고 합니다. 그래서 낱말책에서 “감정感情”이라는 한자말을 뒤적여 봅니다. 낱말풀이는,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자말 “감정”은 토박이말로 “마음”이나 “느낌”을 가리키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정서” 말풀이에 이러한 뜻풀이를 담을 때에 “사람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마음이나 느낌”이 됩니다. 뜻풀이가 겹치기입니다. 아무래도 국어학자 된 분들께서 낱말 하나하나를 찬찬히 살피면서 뜻을 달지 못했구나 싶습니다. 한결 꼼꼼히, 더욱 차근차근 헤아렸다면 이와 같은 겹치기 말풀이란 나타나지 않습니다.

말썽거리는 낱말책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사람들 말씀씀이에도 이어집니다. 더욱이, 교과서와 언론매체와 숱한 책에 적히는 글로도 뻗어나갑니다. 국어학자부터 스스로 낱말 하나하나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판인데, 남달리 말과 글에 사랑과 믿음을 쏟지 못하는 여느 사람들은, 또 수많은 지식인들은, 살뜰히 말하고 알뜰히 글쓰려는 매무새를 키우지 못합니다.
“마음”과 “느낌”과 “정서”와 “감정”이 어떻게 다르거나 닮았는지를 깨닫지 못합니다. 토박이말과 한자말이 왜 갈리는지를 느끼지 못하고, 우리 삶에서 우리 이웃과 살가이 주고받을 말은 무엇인가를 찾아내지 못합니다.
나오니 말이고 쓰니 글인 셈입니다. 곱씹는 말이 못 되고, 헤아리는 글이 못 됩니다. 단단히 여미는 말이 못 되고, 튼튼히 붙잡는 글이 못 됩니다. 우리 넋을 담지 못하는 말이 되고, 우리 얼을 싣지 못하는 글이 됩니다.

낱말책 보기글 고치기

정서情緖: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
- 정서 불안/건전한 정서의 함양/정서가 풍부하다/그는 자연 속에서 체험했던 정서를 시로 읊었다

정서 불안 → 흔들리는 마음/흐트러지는 마음
건전한 정서의 함양 → 싱그러운 마음 가꾸기
정서가 풍부하다 → 마음이 넉넉하다/마음밭이 푸지다
자연 속에서 체험했던 정서 → 자연에서 겪으며 받아들인 느낌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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