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학은 사계절출판사의 ‘1318문고’로 시작되었다. 90년대 말만 해도 작가건, 출판사건 간에 청소년문학에 대해선 모두 긴가민가했다. 그런데 이제는 웬만한 출판사들이 다 청소년문학 문고를 가지고 있다. (중략) 이처럼 청소년문학이 풍성해졌다는 것은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 끼여 있는 청소년의 존재를 문학계에서도 인정한다는 것 아닐까. ---「청소년문학 20년을 돌아본다」중에서
우리 사회는 결코 성숙한 사회가 아니다. 청소년 잡지 하나 유지할 수 없는 나라다. 신자유주의 기치 아래에서 오로지 수익이 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그 수익도 당장 나야 한다. 절대로 기다리지 않는다.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청소년문학]을 펴낼 수 있겠는가? 하지만 나는 이 잡지가 폐간이 아니라 휴간이라 생각하고 다시 펴낼 날을 기다린다. ---「잡지 [청소년문학]은 어디로 갔을까?」중에서
믿거나 말거나지만 『밥이 끓는 시간』은 순지가 들려 준 이야기를 낙가인 내가 받아 적었을 뿐이다. 자려고 누워 있는데 순지가 “아저씨 잘 거예요?” 하면 나는 “눈 좀 붙여야 내일 또 활동을 하지”라고 대답을 했다. 그러면 순지는 “아직 더 할 이야기가 있는데…”라고 했다. 그러면 나는 얼른 일어나 불을 켜고 책상 앞으로 가서 앉았다. 그때 순지가 한 얘기는 외삼촌이 나타나 사기를 친 이야기였다. ---「애들은 가라? 애들도 다 안다!」중에서
어른의 문제는 곧 청소년의 문제이고, 청소년의 문제는 곧바로 어른의 문제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청소년문학에서 제쳐 두어야 할 소재는 없다. 이 세상에서 일어날 만한 것 가운데 청소년도 이해할 수 있는 얘기이면 그만이다. 물론 청소년이기에 통과의례적으로 겪어야 하는 일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문학가들이 그것에만 목을 맬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