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를 만나서 다행이에요.” 힘든 시간도 있었고 괴로울 때도 많았지만 결국 당신이 있었기에 용기를 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렇다면.” 황태자가 내 턱을 지긋이 잡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키스해 줘.” “여, 여기서요?” “응.” 이렇게 뻥 뚫린 야외에서?! 물론 남이 일하는 신성한 직장 복도에서도 키스한 전적이 있는지라 결백하다곤 못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사람들이 보면 어쩌려고요.” “아무도 없는걸.” “지금이야 그렇지요.” 황태자의 얼굴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그대는 대체 얼마나 오래 키스할 생각인 거야? 하여간 엉큼하다니까.” 엉큼한 건 내가 아니라 댁이겠지! “해 줘. 살짝만 하면 아무도 못 볼 거야.” 그가 장미 덤불 쪽으로 날 끌어당겼다. 음, 확실히 이러면 누가 지나가더라도 가려서 보이지 않을 것 같은데……라니! 내가 무슨 생각을! “그것도 못해 주는 거야?” 황태자가 시무룩 공격을 펼쳤다. 굉장한 공격력이라 당장에라도 황태자를 장미 덤불에 밀어붙이고 싶었다. 하지만 참아야 하느니. 이겨 내야 하느니. 다른 건 모르겠고 유타바인이 또 통신 걸어서 날 놀리면 그땐 진짜로 자살할 거 같다. 내 생명을 위해서라도 하면 안 된다. “흠, 그럼 내가 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