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없이 황태자를 바라보았다. 한 줄 금이 간 매끈한 얼굴이 날 마주 본다. 그 날카로운 시선에 나는 들고 있던 포크를 내려놨다. “맞아요. 케일라덴 전하께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간만에 담소를 나눴죠. 다음 주에 함께 차를 마시기로 했어요.” 다음 주에 만나기로 했다는 말에 그의 얼굴이 더 굳었다. 대체 왜? 그는 꼭 내 애인이라도 되는 양 굴고 있다. 이걸 질투 말고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예전처럼 황태자가 날 경계하는 상황도 아닌데. 그에겐 사랑하는 연인이 있다. 그와 내가 아무리 나중에 결혼할 사이라고 해도 날 질투하는 건 황당하다. 독점욕이나 소유욕? 그런 감정을 아무 사이도 아닌 내게 품는 건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닌가. “그런데 제가 이런 걸 전하께 일일이 다 이야기해야 하나요?” 날카롭게 물었다. 정신 차리라는 말이었다. 아이린과 연인이면서 내게 이러지 말라고. 어중간한 마음이 짜증 난다. 약간의 침묵 끝에 황태자가 답했다. “그건 아니지.” 거 봐. 바로 한발 물러나는 황태자를 보고 가슴속에서 조소가 피어올랐다. 나랑은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이렇게 깔끔하게 물러서는 거다.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궁금해.” 노란 눈동자가 짐승처럼 형형했다. “그대가 무얼 하는지, 누굴 만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포식자 앞에 놓인 먹이처럼 난 숨을 쉴 수 없었다. 호흡도 멈춘 채 날 한입에 삼킬 것처럼 쳐다보는 그를 마주 봤다. “다 알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