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란 무엇인가?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예술가로 인정받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칸트는 <판단력 비판>에서 천재의 개념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천재란 생득적 소질로, 이것을 통해 자연은 예술에 규칙을 부여한다.” 한 사람을 평생 동안 따라다니며 보호해주는 정령을 가리키던 라틴어 게니우스genius에서 유래한 천재g?nie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설명할 수 없는 재능을 일컫는다. 천재성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몇몇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전달되며, 의지로 유전 받을 수는 없다. 원한다고 해서 천재가 될 수는 없다. 그것은 자연이 주는 재능이자, 유전에 의한 재능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 가문과 같은 천재가문을 볼 수 있다. 바흐는 20명 가량의 자녀를 두었고 그 가계에서는 자그마치 60여 명의 음악가가 배출되었다.
천재는 예술작품을 만드는 규칙들을 아는 재능이다. 이 규칙은 이미 알려진 기존의 법칙이 아니다. 천재 자신은 그 규칙들을 설명하지조차 못한다. 천재는 번개치듯 느닷없이 영감을 받아 예술작품을 창조하지만, 문하생을 키우지도 못하고 자신의 비밀을 말해주지도 못한다. 천재는 독창적인 정신이다. 칸트에 따르면 천재는 모범이 되어야 할 의무가 있다. 작품을 설명하지는 못하더라도 다른 예술가들에게 모델이 될 수 있는 작품들을 내놓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데올로기는 조작되고 가공된 실재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표상 체계로, 한 사회 집단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나타내며 그것을 위해 봉사한다. 이데올로기는 현실에 대해 전체적이고 일관된 시각을 제시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지배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데올로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회 계급(상인, 농민, 교사 등)은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생산한다.
이데올로기는 의식과 실재가 전도된 결과이다. 의식은 자기가 가진 실재에 대한 관념이 참된 실재라고 믿는다. 스스로 자기가 역사상 최초라고 여기는 의식은 자신의 관념들이 실재를 형성한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이 지점에서 전도가 일어난다. 의식은 관념의 성립을 통해 존재한다.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했다. “의식이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
욕망의 특성 욕망은 오로지 채우기(충족) 위해 대상에 도달하려는 긴장 상태(추구)를 말한다. 일단 욕망이 채워지면 대상 찾기는 중단되고 여기서 인간은 쾌락을 느낀다. 욕망은 세 가지 구성요소로 구분할 수 있다. 감각을 자극하는 욕망의 출처, 충족의 대상, 그리고 욕망이 충족된 후에 이완 상태로 돌아가는 종착점으로서의 목표가 그것이다.
욕망을 욕구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욕구는 생리적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대상에 도달하려는 긴장 상태를 말한다. 욕구는 그것이 요구하는 바로 그 대상으로 채워질 수 있지만, 욕망은 욕망하는 대상 자체 혹은 그 대상의 표상만으로도 채워질 수 있다. 욕망의 충족은 생존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욕망은 기다리고 연기할 수 있으며 상상만으로도 충족할 수 있다. 대상을 소유한다고 해서 욕망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며, 대상을 정복한 이후에도 욕망은 지속된다. 욕망은 대상에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대상을 바꿀 수 있고 불안정하다. 욕망의 불안정성은 곧 대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러한 불안정성으로 인해 욕망은 승화될 수 있다. 승화란 문화적으로 고양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대상, 행위, 가치 등에 도달하려는 욕망의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