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입은 상처는 명예를 준다.(돈키호테 중에서)
-(그러니) 남이야 뭐라든 제 갈 길을 가라! (단테.칼 마르크스)
-(그러면) 그날은 올 것이다.(잉게보르크 바흐만)
-지상에 유토피아는 없다. 그것을 네 언어 속에서 건설하라. (박일문)
--- p.326
살아남은 자의 슬픔
- 브레히트-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 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 서문
라라와 결혼을 하자. 라라는 나와 결혼할 권리가 있다. 라라에게도 행복할 권리는 있다. 우린 지금까지 눈앞에 보이는 행복마저 팽개쳐왔다. 나는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라라는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생활적인 모든 것들을, 일상적인 모든 것들을 소시민적인 것으로 매도하고, 기회주의적인 것으로 폄하하고... 라라와 나는 우리들의 손을 잡을 수 있는 행복마저, 손 안에 굴러 들어오는 기쁨마져 내던져 왔다..
---p.258
이젠 모든 것이 홀가분하다. 나는 나를 구속했던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이다. 학교도 그만두었다. 라라의 기억으로부터도 해방되었다. 디디와도 이떤 식으로든 이별인 것이다. 나는 이제 자현이 말했듯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 나가면 되는 것이다. 정보간 나라를 버리는 왕과 같이,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것이다. 작가의 길이란 그런 것이다. 누가 글쓰는 사람의 고통과 고독을 알 것인가. 이제 나를 구속할 수있는 것은 오로지 이 현실의 폭력, 억압, 거짓화해, 가짜 욕망, 온갖 허위.. 그런 것 밖엔는 없다....
--- pp. 30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