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의 콩트가 정말 좋다. 그의 콩트는 몸을 푸는 무사의 칼끝 같다. 모션은 간결한데 어김없이 날이 서 있다. 이 책의 완성본이 내 손에 떨어지는 날, 나는 제일 먼저 「마이 스니커 스토리」와 「거울 속의 저녁노을」을 다시 꼼꼼히 읽을 것이다. 깔끔하게 제본된 책으로 책장을 뒤적이다보면 또 한 번 유쾌한 기분으로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라는 열기구에 올라탈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루시드 폴 (뮤지션)
중간 중간 세탁기를 돌리기도 하고, 전화를 받기도 하고, 다른 책을 읽다가 돌아와도 좋다. 수필가 하루키는 관대하니까. 책을 읽는 동안 파안대소할 일은 거의 없다. 대신 잔잔하게, 자주 웃는다. 어제와 엇비슷해 보이는 하루지만, 책을 덮고 나면 기차 식당칸에서의 식사처럼 우리는 ‘어디론가 확실하게 옮겨져’ 있다.
정이현 (소설가)
이 책을 다 읽을 때쯤 나는 이런 황당한 결론을 내렸다. 무더운 여름, 휴가를 떠나기 직전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는 것, 그것은 내게 점심 하면 ‘평양냉면’, 야구 하면 ‘두산’, 매니큐어 하면 무조건 ‘장밋빛’인 세계인 것이다.
백영옥 (소설가)
유독 그에 대해서는 ‘스물몇 살 이후로는 읽지 않았는데’ 하며 말문을 여는 분들이 많은 것 같지만, 지난 이십여 년 동안 나는 한 번도 그를 싫어하는 데 성공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아무리 무라카미가 썼다 해도 공장 방문기 같은 것은 읽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보기 좋게 당한 느낌이다. 깜짝 놀랄 만큼 재미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신형철 (문학평론가)
자꾸 개인의 면면을 자꾸 훔쳐보는 쾌감에 빠져드는 이유 또한 그 특유의 저음의 수다에 있다. 그것은 볼펜 맛도 아니고 잘 벼린 칼의 맛도 아닌 손맛이어서 질금질금 마음이 젖는다. 그만의 ‘순수한 의문’들로부터 탄생된 무라카미 하루키식 산문은 그래서, 침대 옆에 놓고 야금야금 읽어야 제격이다.
이병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