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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8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21쪽 | 410g | 152*225*15mm
ISBN13 9791187197201
ISBN10 1187197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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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신창용
하나의 선택이 삶 전체를 규정해버리는 삶의 불가지(不可知)와 위험, 수인의 한계를 넘은 ‘갑과 을’의 불평등 구조, 진화의 본질적 장애인 이념의 불균형, 눈물과 피를 바쳐 얻은 자유와 인권이 자본에 의해 다시 규정되는 현실, 역사발전의 완만함이나 의문 등에 대한 사유가 오래 쌓여 버티지 못하고 그 일단이 이 졸작으로 형상화되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뇌물을 받아먹은 자는 어디로 사라진데다가 유기되어 버린 M은 더는 참지 못했다. “어, 여보시오 들! 대체 내가 무슨 죄인이라고 잡아 놓고는, 지금 뭐하는 짓들이오. 비록 처음 와본 곳이지만 통행수수료인지를 뭔지를 받아먹고도 사람을 이렇게 잡아 내팽개치다니, 이건 무슨 놈의 훼괴한 짓이오?”라고 했다. --- p.9

월급으로는 도저히 생활이 되지 않거든요. 오래 근무를 했다고 해서 월급이 그리 오르는 것도 아니고요. 다들 한 달에 몇 번 집에 갔다 오는 외에는 이곳에서 숙식을 하는데, 그게 입을 더는 것이기도 하지만 집에 갈 때는 꼼짝없이 한숨이죠. 제비새끼마냥 기다리는 새끼들을 비롯해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는데도, 손에 든 것이 변변치 않으니 발길이 무거울 수밖에요. --- p.12

몸종? M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지만, 모조리 어지러워 그만두었다. 한편으로는 너무 생소한 것들이어서 당황스럽지 않은 바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점과, 없는 돈을 쓰며 이리 집요할 수 있다는 점과, 이런 것을 두고 무슨 약다고까지 할 수 있느냐는 점을 전제로 하는 바에는 그리 놀랄 일만은 아니었다. --- p.36

M은 그 여종업원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매질까지냐고 따지듯 물었다. 엘린은 ‘호텔에 투숙한 관리에게 사랑을 받고도 자진해서 신고를 하지 않았고, 거기다가 사랑을 받은 일이 없다고 거짓말까지 한 죄’라고 대답했다. --- p.52

모르면 차라리 좋을, 듣지 말아야 할 일을 들었네요. 그 일은 그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종류라는 거예요. 그러니 파비안 씨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을 갖지 마세요. 그녀가 이곳에서 일을 하는 데에 말 한마디 거들었던 것 외에는, 그녀와 관련해 저 역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 p.77

저들 막는다는 건 만에 하나 ‘국민 길들이기’에 지장이 될까 싶어 그러는 것이고요. 사실은 제한이 없다는 것은, 정상적인 통관이 아닌 밀수라는 통로가 있으니 말이오(공공연한 경우도 없지 않으니 단지 밀수라고만 하기도 그렇고요.). --- p.105

뭐 이 이런 게 다 있어! 봉급을 얼마 준다든지 후생이 어떻다든지, 한마디도 없이 청소부터 하라고? 바깥마당으로 나와 담배를 신경질적으로 피우고 발로 땅바닥을 쾅쾅 차보지만 당장 뭘 어찌해야 할지 잡히는 것이라곤 없다. --- p.129

사건기록을 가지고 더 깊이 검토를 해야지 확률이나 승소할 부분에 대한 감을 잡게 되겠지만, 내가 가진 법리나 경험에 의하면 ‘어디 판결로 건물을 철거해보라!’며 장기전에 돌입하는 것 외에도 한 가지는 짚이는 것이 있다. --- p.154

해서 M은 ‘나는 이 센터의 정직원이 될 수 없다는 거야? 될 수도 있잖아!’라는 갈구와 스스로 짓는 희망으로부터 결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 p.171

세상에! 감옥이 천국일 줄은! 지워진 시청각은 생각도 거두어줘 그저 그만이었다. 무엇보다 먹여주고 재워주니 돈을 벌어야만 한다는, 살아야 할 절대 이유를 제거해줬다. 그렇게 감옥은 안식처였고, 밖이 오히려 감옥이었다. --- p.198

그 당시에도 정부?여당?야당?언론 등 권력의 핵심에 있었으니까요. 그 후 저와 제 가족은 동상 사건이 재현되듯 다시 설 자리가 없어져 버렸고요. 도저히 길이 없어져 버렸지요. --- p.214

왜 ‘결과의 공평’을 떠들고 있는가? 무슨 헛소리인가? 헛똑똑이… 그나저나 국회의원, 그것도 여당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매튜 씨를 빨리 만나야 하는데… 오늘 만날 수 있을까? 오늘은 일요일이던가? 그럼 내일은… 그는 분명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돈 많고 이젠 힘도 있는 그를 만나야 하는데…. --- p.218

‘1%의 갑들’이 아닌 ‘99% 을들’은 저 과학기술의 진보가 정말 삶을 해소하는지 의문을 지우지 못한다.
--- p.22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역사가 배제하는 자들의 시간

자본의 유령이 지배하는 나라인 ‘파스란’에서 초라한 자영업자로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경험의 교훈을 끌어안고 있는 M이, 정치적 역학의 함수로 인해 파스란에서 분리독립이 된 작은 나라로서 신분이 지배하는 ‘로만’에 침투해, 로만의 절대 신분인 관리가 되고자 진력하나 그곳에서도 현실은 M에게 등을 돌린다. M을 비롯해 인물들은 저마다 가진 존재의 조건으로부터의 탈출을 향해 온몸으로 다투나, 우주의 객관은 인간의 의지 따위는 돌보지 않는다는 듯이 그들 몸부림의 값은 무력하다.
역사는 단지 반복이 아니라 발전한다고 양보하더라도 시간은 무심하면서도 거칠고 역사의 성숙은 너무나 더딘 탓에, 역사의 시간은 늘 그 현세를 감당해야 하는 인간의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는 숙제를 남긴다. 삶을 규정하는 요소로써 ‘신분’에서 배제된 인물들은, 그 규정요소가 ‘재화’로 바뀐 시대에도 여전히 배제되는 ‘을’에서 구제되지 못한다. 배제된 현세의 인간은 다만 후세의 영광을 위한 존재로서 역사의 시간을 왔다가는 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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