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모두 병 고치는 의사?
의사라고 하면 병원에 있는 의사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아는 안중근 의사는 병을 치료했던 의사가 아니다. ‘의로울 의(義)’와 ‘선비 사(士)’가 합쳐진 말이다. 즉, ‘옳은 일을 위해 용감하게 평생을 바쳤던 사람’을 뜻한다. 예로부터 선비들은 옳은 일을 위해서라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용감하게 자신의 뜻을 알리려고 바르게 행동했다.
하얼빈에 울려 퍼진 총소리
하얼빈은 우리나라와 중국, 러시아를 잇는 교통의 중심지였다.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와 중국, 우리나라로 가는 기차들이 만나는 지점이었다.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에 온 까닭은 이곳의 철도 운영 문제에 대한 것과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 지배하겠다는 뜻을 러시아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에서 네 차례나 총리를 지낸 사람이었다. 그는 ‘동양 사람들이 단결하여 서양 사람들을 물리쳐 평화를 지키자.’라고 주장하면서 한편에서는 강제로 을사늑약을 맺게 하여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았다. 안중근은 한국, 중국, 일본이 서로 돕고 이해할 때 평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그의 주장을 비판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침략해 오는 일본에 맞서 싸우기 위해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하기 위한 의거를 계획했다. 이토 히로부미의 죄를 온 세상에 알리기 위해 그를 쏘고 난 후, 안중근은 당당히 그 자리에서 체포되었다.
법정에서도 당당했던 안중근
검 사: 범행 동기가 무엇인가? 안중근: 나는 일본 재판소에서 재판받을 의무가 없다. 나는 의병장으로서 독립 전쟁을 하는 중이고 그 일환으로 이토를 죽였다. 따라서 나는 살인범이 아니라 전쟁 포로다. 검 사: 범행 후 자살을 기도했는가? 안중근: 나의 목적은 한국의 독립과 동양 평화의 유지에 있다. 이토를 죽인 것도 개인적인 원한이 아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의 독립과 동양 평화라는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토 한 명을 죽이고 자살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검 사: 이토를 죽인다고 목적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가? 안중근: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일본 국민과 세계 각국은 우리 민족의 뜻을 알게 됐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