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한 뒤, 독일 괴팅겐대학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연세대 유럽어문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잔소리 없는 날』, 『아주 특별한 날』, 『동생 잃어버린 날』, 『그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 등이 있다.
“쳇, 하지만 단 하루만이라도 간섭받지 않고 지낼 수 없을까요?” “그러니까 네 말은 ‘잔소리 없는 날’ 그런 거 말이냐?” 아빠가 묻자 푸셀이 머리를 끄덕였다. “단 하루만이라도 제 맘대로 하게 내버려 두셨으면 좋겠어요! 엄마 아빠 간섭 없이요!” “이런, 맙소사!” --- p.10
“내가 오늘 우리 집에 ‘잔소리 없는 날’을 정했어. 오늘 하루 종일 엄마 아빠 간섭 없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구!” “대단한데! 근데 너 벌써 해 봤어?” “그럼! 세수도 안 하고 양치질도…….” --- p.19
“푸셀, 대체 왜 그런 짓을 하는 거니?” 엄마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보통 때는 상상도 못할 일이잖아요.” 푸셀은 꿈꾸는 듯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네 나이에는 부모가 하지 말라는 짓을 하면 재미있을지도 모르지.” 아빠의 말에 푸셀을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엄마 아빠가 허락해 주시면 더 재미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