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은 풀잎에 맺힌 이슬, 나뭇잎에 맺힌 이슬, 꽃잎에 맺힌 이슬을 모아 금벌레 은벌레 입을 축이고 목을 축이고 배를 채우고 몸을 자라게 했다. 미륵의 보살핌을 받으며 새로운 생명체들은 점점 자랐다. 뼈가 굳어지기 시작하고, 피부는 빨갛고 가는 털이 나기 시작하였다. “쿵쿵쿵.” 약하지만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고, 손 두개에 손가락 다섯 개씩이 생겨나고, 발 두개에 발가갈 다섯씩이 나고……. 그 생명체들은 손가락,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씩씩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창세기 신화와 금벌레 은벌레’ 중에서)
“총명 부인, 열 달이 지나면 부인은 쌍둥이 아들을 낳을 것이오. 먼저 태어난 아들을 대별이라 이름짓고, 나중 테어난 아들은 소별이라 이름지으시오. 그 아이들은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많은 일을 할 것이오. 이제 나는 하늘 나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소.” “혼례를 올린 지 겨우 사흘밖에 안 지났는데 하늘 나라로 돌아가신다니…….” 총명 부인은 딱 기가 막혔다.(‘천지왕과 총명 부인’의 만남 중에서)
태백산 근처에 호랑이를 숭배하는 호랑이 부족, 즉 호씨 부족과 곰을 숭배하는 곰 부족, 즉 웅씨 부족이 살고 있었다. 호랑이 부족은 성질이 사납고 잔인하고 탐욕이 많아 다른 종족을 살상하고 약탈하는 일을 일삼았다. 곰 부족 또한 성질이 난폭하고 어리석었으며 자만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덕 많고 용맹스러운 환웅이 나타나자 두 부족의 백성이 모두 환웅의 백성이 되겠다고 따라나섰다. 백성은 환웅이 하늘에서 보낸 천제의 아들이라 믿으며 하늘 나라 백성이 되기를 원했다. 부족을 모두 환웅에게 빼앗길 것 같은 위기에 빠진 호랑이 부족의 족장과 곰 부족의 족장은 신단수 아래로 찾아와 간절하게 빌었다. “제발 우리도 하늘 백성이 되게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