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뒤에서 연못 쪽을 바라보던 해모수는 몹시 놀랐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세 여인이 연못 옆에서 너울너울 춤을 추며 놀고 있었다. 신 소맷자락은 나비처럼 부드럽게 펄럭이고, 예쁜 꽃이 수놓아진 치맛자락은 바람결을 따라 하늘하늘 떨이고, 하얗고 예쁜 얼굴은 햇살을 받아 더욱 눈부시고……. “꽃이 아름다운들 저보다 더 고울까.” 해모수는 넋을 잃고 세 여인을 보았다 . “저 여인들을 가까이 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겠느냐?” 해모수가 묻자 신하들이 펄쩍 뛰며 말렸다. “저 여인들은 물의 신 하백의 딸들입니다. 하백은 성격이 불 같고 몹시 난폭한 자입니다. 만약 저 여인들을 건드렸다가는 해모수님도 결코 무사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럼 저 여인 중에 한 명과 결혼을 하면 될 것 아니냐.” 해모수의 말에 신하는 더 깜짝 놀랐다.(‘용수레를 타고 온 해모수’ 중에서 )
“불길한 꿈을 꾸었다. 서둘러 도망쳐라. 오늘 왕자들이 너를 죽이려고 할 것이다!” “대체 무슨 꿈을 꾸셨기에 이러십니까? 그리고 어디로 가란 말씀이십니까?” “해모수님이 꿈에 나타나 너를 피신시키라고 하셨다. 어서 말을 타고 도망쳐!” 유화 부인은 주몽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품에서 꾸러미 다섯 개를 꺼내 주었다. “이것은 오곡의 종자다. 잘 간수했다가 네가 머물 땅을 찾거든 심도록 해라” “알았습니다. 즉시 떠나도록 하겠습니다.”(‘알에서 태어난 주몽’ 중에서)
유리가 단검 조각을 찾아냈을 무렵에는 이미 유화 부인도 세상을 떴고, 그 동안 예씨 부인과 유리를 돌봐 주던 금와왕도 임종을 앞두고 있었다. 동부여의 실질적인 왕은 대소왕자였고, 그 사실은 곧 예씨 모자를 위협하는 일이었다 .우리는 부러진 단검을 들고 동명왕을 찾아가 부자 관계임을 증명 받았는데, 칼은 신의 위엄과 군사를 지배하는 힘을 상징하는 신물로, 유리가 칼이라는 신기를 갖춘 왕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