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이 꿈은 아니었다. 100개 회사를 넘게 입사 지원을 하고 최종 면접까지 통과해서 공부하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다보니 어느 덧 7년차 은행원이 되었다. 은행에서 수출입외환, 해외직접투자, 기업여신, 금리스왑, 퇴직연금 업무를 담당하였다. 흔한 금융 3종 자격증 하나 없이 입행해서 미국공인회계사(AICPA), 국제공인신용장전문가(CDCS), 국제재무위험관리사(GARP FRM) 등 국내외 자격증 17개를 모두 회사 비용 지원을 받아 취득하는 열혈 자격증 수집광이기도 하고, 주말엔 두살배기 아이랑 쇼핑몰 키즈카페에 가서 노는걸 즐긴다. 스마트폰으로 매일 보는건 경쟁 금융회사 상품과 고객 이벤트들이다. 자사 상품이든, 타사 상품이든 신상품이 출시되면 1만원씩이라도 꼭 직접 가입해서 경험해보는 습관이 있다. 이젠 월요일 새벽이면 한주간 누구에게 무얼 팔고 무얼 설명할까 고민하는 뼛속까지 은행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