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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 금요일 할머니가 전화도 없이 갑자기 찾아오셨다. 그때 우리는 캠핑용 가스 난로 앞에 웅크리고 앉아 깡통에 들은 차가운 콩을 퍼먹고 있었다. 아버지는 촛불 아래에서 [플레이 보이]잡지를 읽고, 난 열쇠고리의 플래쉬로 [고난의 시기]를 읽고 있었지만 아주 만족스러운 순간이었다. 아버지는 '인류 문명이 망했을 때를 대비한 좋은 훈련' 이라고까지 말씀하셨다. 그때 할머니가 뛰어들어와서는 마구 화를 내시면서 우리를 강제로 할머니 집으로 데리고 가셨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은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침대이다. 아버지는 아래층 안락 의자에서 주무시고 계신다. 할머니는 전기료를 은행지로로 갚으시려는 모양이지만 아직 화가 풀리지 않으신 모양이다. 그 돈은 고기를 사서 냉동실에 넣어 둘 돈이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죽은 암소를 일년에 두 마리 정도는 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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