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2004년 미국 남가주대학(USC) 교환교수를 지냈다. 『현대문학의 이해』 『초등국어과교육론』 『소설교육론』 등을 지었으며 『탐구로서의 문학』(공역)을 옮겼다.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는 중국의 옛이야기 모음집인 『마량의 신기한 붓』 『해를 찾아간 말레』(근간)가 있다.
그림 : 김혜영
출판미술협회 회원이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그린 책으로는 『솥단지를 뛰쳐나온 소금』『홍당무』 『비밀의 화원』 『피리 부는 사나이』 『현아야, 문 좀 열어줄래』 등이 있으며 다양한 출판물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마음씨 착한 할머니는 시원한 물 한 잔을 대접하면서 물었습니다. “젊은이, 어디로 가는 길이기에 그렇게 숨이 차도록 바쁘게 걷고 있나?” “저는 서천으로 서방노인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거기 가서 왜 감람호의 물은 사시사철 쉼 없이 흘러도 그 모양으로 흐려 있고, 저는 왜 일 년 내내 부지런히 일해도 살림이 여전히 쪼들리는지 물어볼 참입니다.” ― ‘감람호가 맑아진 까닭’ 중에서
마량은 그 신기한 붓으로 그림을 그려 보았습니다. 새를 그리니 새는 곧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로 날아올라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고, 물고기를 그리니 물고기가 곧 꼬리를 흔들며 물속으로 헤엄쳐 들어가 너울너울 춤을 추었습니다. 마량은 이 신기한 붓을 가지고 매일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그림을 그려 주었습니다. 보습과 써레가 없는 집에는 보습과 써레를 그려 주고, 호미가 없는 집에는 호미를 그려 주었으며, 등잔이 없는 집에는 등잔을 그려 주고 두레박이 없는 집에는 두레박을 그려 주었습니다. ― ‘마량의 신기한 붓’ 중에서
화원 한복판에서 둘째는 신선이 말하던 두 그루의 모란꽃나무를 찾아냈습니다. 과연 한 그루에는 빨간 모란꽃이, 다른 한 그루에는 파란 모란꽃이 향기롭고 어여쁘게 피어 있었습니다. 둘째는 거울로 파란 모란꽃을 비추며 “녹매!” 하고 불렀습니다. 그러자 파란 모란꽃이 금세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그 모습은 거울에서 보던 처녀와 꼭 같았습니다. ― ‘거울 속의 아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