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서 태어났다. 경희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한 1989년은 독재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성했다. 그래서 민족과 민중, 노동과 계급, 해방과 통일, 혁명 등의 소위 굵직굵직한 이야깃거리들이 화제였다. 그러므로 당연하게도 ‘오롯한 나의 정체성’에 대한 성찰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그저 화염병과 쇠파이프, 짱돌과 최루가스가 뒤범벅된 교정과 거리에서 ‘나’와 세계는 그렇게 서걱거리며 절뚝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나는, 그 주변의 다른 친구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문학과 혁명을 동시에 꿈꾸는 몽상가였다. 1993년 대학을 졸업하면서, 이제 비로소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나에게 진정한 청춘의 방황은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였는지도 모른다. 대학 4년 내내 항상 ‘누구와 함께’였던 ‘우리 안의 나’에서, 대학원 입학시험을 혼자서 준비하는 6개월 동안에 나는 이제 ‘홀로인 나’로 거듭나야 했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며 들어온 대학원 생활에서 다시금 문학적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1998년 <황석영의 ≪장길산≫ 연구>로 석사 학위 논문을 쓰고, 대학원 박사 과정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문학과 삶에 대해 더욱 진지한 성찰을 했다. 박사 과정을 수료한 2000년부터는 대학에서 문학과 글쓰기를 비롯한 교양 과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1년에는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에 당선되었고 이후 여기저기에 잡문을 쓰고 있다. 2004년에는 <황석영 소설의 근대성과 탈근대성 연구>로 박사 학위 논문을 제출했고, 2005년에는 소설 평론들을 모아 ≪오래된 서사≫를, 2008년에는 시 평론들을 모아 ≪여백의 시학≫을, 2012년에는 소설 평론집 ≪환상통을 앓다≫를, 2016년에는 시 평론집 ≪허공의 지도≫를 출간하는 등 네 권의 평론집을 상재했다. 2017년 현재 글쓰기 등을 강의하며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에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2년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小說을 읽는 것도 참외 먹기와 꼭 같다. 칼로 배꼽을 떼여 보아 빩갛게 빛이우든가 그러지 않으면 새팔앟게 빛이우든가 種類에 따라선 하얗게라도 익어, 속이 배잦아 든 놈이라야 口味가 動하지, 빩갛지도 팔앟지도 하얗지도 않고 퍼러둥둥한 실갓에 눈물만이 비죽비죽 내돋는 놈은 먹어 봣댓자 맛이 없을 게 빤히 내다보여 口味가 動하질 않는다. 口味가 動하질 않는 놈을 억지로 먹는 재주는 없다. 小說도 처음 書頭를 베밀어 보아 단 한 줄에 벌써 그 作品의 價値는 認定이 된다. 文章이 멋드러지지도 않고, 맵씨도 없고, 또 正確치도 못하게 씨여졌다면 이건 描寫 能力 未熟의 反證이니 이 能力이 不足한 作家가 아무리 좋은 題材를 取扱했댓자(取扱할 觀察力도 없겠지만) 그 題材를 料理시킬 수가 없을 건 定한 理致일 것이다. 그 어떤 義務로서가 아닌 바에야 무엇을 보자고 이것을 읽어야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