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참 지겨웠다.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학교는 말라비틀어진 김치처럼 기운이 없다. 안 그래도 재미없는 학교가 기말고사가 끝난 뒤라서 더 지루하다. --- p.8
외삼촌은 산을 끼고 한 시간쯤 차를 몰았다. 외삼촌 옆에 앉은 몽골 사람이 연신 갈 길을 알려주었다. 차는 깎아지른 절벽 아래에 멈췄다. 절벽을 끼고 조금 걸어가자 오래된 건물이 보였다. 건물은 낡았지만 아주 튼튼해보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마치 절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절은 아니었다. --- p. 44
만코가 이끄는 잉카인들은 다시 좋은 땅을 찾아 떠났다. 좋은 기운에 이끌려 잉카인들이 산을 오를 때 갑자기 산 위에서 엄청나게 많은 바위들이 굴러 내려왔다. 바위들은 잉카인들을 그대로 휩쓸 기세였다. 만코도 오클로도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때 형제 가운데 가장 힘이 센 아우카가 앞으로 나섰다. 아우카는 몸을 웅크린 다음 소리를 지르며 온 몸을 활짝 폈다. --- p. 117
“불꽃이 ‘게브’를 괴롭히면 돛단배를 몰던 ‘라’가 ‘토드’에게 노를 넘긴 뒤 쉬러 가고, ‘오시리스’를 만나러 간 ‘호루스’는 깊은 속 사람을 깨어나게 하려 ‘눈’을 뜬다.” 나는 외삼촌에게 들었던 이 말을 되풀이하며 무슨 뜻인지 알아내려 했다. 그러나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입술을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