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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본] 옌데아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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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본] 옌데아의 봄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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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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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년 0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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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32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39.5만자, 약 13.1만 단어, A4 약 247쪽?
ISBN13 9788929826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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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1년 동안 버티시기는커녕 얼마 못 가 내기에 패배하실 겁니다. 지금이야 제가 시선을 끌고 있다고 해도……!”
“뭐야?”
이샤인이 흠칫 말을 멈췄다. 무슨 일이지? 쥐라도 나왔나? 나는 고개를 쭉 내밀었다. 주위가 워낙 어두웠던 탓에 들킬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뭔가 선득한 것이 목에 닿았다.
강한 악력이 내 팔을 그러쥐었다. 찰나 호흡이 멈췄다. 아찔한 공포 속에서, 나는 필사적으로 곁눈질했다. 목에 날카로운 단검이 닿아 있었다. 이샤인이었다. 이샤인이 내 두 팔을 잡고 비틀며 동시에 내 목을 칼로 겨누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 어떤 난감함이 어렸다.
“옌데……?”
살려 달라고 하고 싶은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나는 또 이렇게 죽는 걸까? 이번에도?
“……뭐야, 이건. 어떻게 여길 들어온 거지? 너, 정체가 뭐야. 누가 보냈지? 목적이 뭐야.”
“…….”
“대답 안 해?”
풀어 줘야 대답을 하지 이 새끼야. 목전에 칼이 닿았는데 너 같으면 목소리가 나오겠니.
“옌데. 지금부터 하는 대답에 따라 당신의 처우가 달라질 겁니다. 정확히는, 당신의 목숨이.”
이샤인의 목소리는 이런 상황에서마저 다정하게 들렸다. 수틀리면 날 죽이겠다는 소리인데도. 그가 목을 겨눈 단검을 조금 물렸다. 나는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그저 눈만 깜빡거렸다.
“빨리 말 안 해? 어떻게 들어온 거야. 네 주인에게서 결계를 파훼하는 마력석이라도 받았나?”
그건 또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야. 결계는 또 뭔데!
“계속 그렇게 입 다물고 있을 작정이라면, 좋아. 손가락부터 잘라 주지.”
“야!”
드디어 목소리가 터졌다. 그런데 영 좋은 방향이 아니다. 양손이 자유롭기만 하다면 내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 아, 이 상황 파악 못 하는 주둥이 새끼.
“뭐?”
키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기가 막히다 못해 어이가 없다는 얼굴이다. 그래, 그 심정 이해해. 사실 나도 그래…….
“……가 아니고, 황자님, 아니 전하.”
“대답이나 해.”
할 수 있는 대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저는 결백합니다!”
“황실 마법사가 만든 결계를, 흔적도 없이 뚫고 들어온 주제에 결백하다고?”
이 새끼는 나를 믿어 줄 마음이 조금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나는 마법 전공이 아니다. 결계고 마력석이고 뭐고 모른다고! 마력석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긴 하다.
그치만 이노켄티 대공급의 대귀족이나, 혹은 황족들이나 쓴다는 물건에 대해 일개 평민인 내가 알아 봤자 얼마나 알겠어!
“전 아무것도 몰라요!”
“손가락이 없어져도?”
키른이 빈정거렸다. 악마 같은 새끼. 고작 열다섯 살짜리 남자애 입에서 나오는 말이 뭐 저렇게 호러블 해. 제국 황실 수준 참 대단하다 대단해!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는 건데요. 결계니 마력석이니 제가 그런 걸 어떻게 알겠어요? 아, 설명이나 해주고 물어보시든가.”
어차피 죽을 거면 이판사판 내 할 말이나 맘껏 하고 죽겠다……는 아니었다. 나는 억울했고 화가 났다. 무죄 추정의 원칙 모르냐? 다짜고짜 사람 목전에 칼 대고 알지도 못하는 걸 불라고 하면 내가 얼마나 황당하겠냐고.
머리 위에서 짧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나는 눈만 힐끗 올려 이샤인을 올려다보았다.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옌데. 당신이 서있는 이곳은 정확히 말하자면 아인시펄이 아닙니다. 마력석에 담긴 결계의 주문으로 만들어 낸, 결계 내부입니다. 즉, 이공간이지요.”
“그래서요?”
“……너, 이게 진짜 몰라서 우기고 있다고 생각해? 제정신이야? 이런 게 하는 말을 믿어?”
“전하, 그녀는 마법사가 아닙니다. 옌데, 결계는 허락받은 자가 아니면 들어올 수 없습니다. 보통 이 자리에 존재한다는 것도 모르고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무슨 말씀인지 대충 알겠어요. 근데 저, 진짜 어떻게 들어온 건지 몰라요.”
“그냥 죽이고 치우지그래. 그게 제일 안전해.”
이게 아주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아네? 나는 황자를 노려보았다. 여전히 남잔지 여잔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예쁘장한 얼굴이었지만 오만 정이 다 떨어진다.
“뭐. 유언이라도 들어 줘?”
내가 더러워서 진짜! 그래, 죽여라! 자신 있게 당당하게 죽고 말지 내가!
“살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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