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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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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기행

심인보 저 | 새로운사람들 | 2002년 07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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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590g | 185*230*20mm
ISBN13 9788981202002
ISBN10 8981202001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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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심인보
중앙대학 에술대학을 나오고디자이너의 길을 걷고 있는 그는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 추천작가, 동 심사위원, 파리 그랑팔레 우수작품 초대, 국민대, 서울여대 강사. Identity Design 전문회사 디자인파크 아트디렉터, 브랜드 컨설턴트, 아이오 컴퍼니 대표이사 등의 꼬리표를 달고 정신없이 살아왔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훌훌 털어내고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나섰다.

그는 훌쩍 캄보디아 앙코르로 떠났다. 그리고 돌아와선 디자이너의 눈으로 본 사진 기행집을 내놓았다. 5년전 『지금 우리는 키스하러 간다』라는 그림시집을 낸 이후 두 번째 저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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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이후의 하늘과 땅은 고요하다. 시간이 한참 흘렀다. 일몰을 기다리던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뜬다. 삼삼오오 횡렬로 자기들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떠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를 향해. 황지우의 시 '새들도 세상을 뜨는 구나'처럼.

주주도 여 선배도 가자는 소리를 않는다. 일몰의 하늘을 보며 깔깔대기도, 감탄사를 흘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자못 다른 분위기다. 쁘레 럽 중앙 탑 아래에서 일몰을 기다리던 그 모습 그대로 걸터앉아 있다. 세 사람의 머릿속에는 아마 서로 다른 영상이 스치고 있으리라.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땅의 소리를 듣고 있나?

어둠은 늘 서쪽 하늘 끝에서 오는 줄 알았다. 해가 떨어지면 서쪽 지평선에서부터 기어 나와 스물스물 세상을 덮어갈 줄 알았다. 그런데 아직 서쪽 하늘은 빛의 잔상에 훤한데 발 밑은 이미 어둠이 자리 잡고 있다. 가까운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원 중앙 다섯 개의 전탑이 이미 자기 색깔을 감추었고 전탑 벽면의 네 개의 얼굴과 팔을 가진 사라스바티(브라하마의 아내)는 이미 벽 속으로 숨어 버렸다. 다시 한번 보려 했던 동쪽 입구 왼편 탑에 있는 반인 반사자 상도 이젠 글렀다.

'어둠은 발 밑에서부터 오는구나.'

모두가 떠나간 쁘레 럽에 우리만 남았다. 여 선배가 말했다.
“여기가 진짜 화장터였을까?”
“그렇게 믿죠. 근사하잖아요. 지금 분위기하고도 잘 어울리고.”
주주는 그제서야 화장터요? 하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근데 무서워하는 표정이 아니라 한술 더 뜬 장난 끼이다. 곳곳에 묻어나는 어둠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

그새 달이 떴다. 좀더 기다리면 땅의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남측 회랑의 부조를 보고 꽤 놀랐다. 아무 곳이나 카메라를 들이대도 파인더로 보이는 모습은 걸작의 회화 작품이다. 동행한 여 선배가 감탄사를 내뱉는다.
"이것 봐, 레이아웃이나 표현이 대단해. 엄청나. 어떻게 물고기와 사람을 이렇게 구성할 수 있지. 마티스가 봤으면 졸도했겠다."

바이욘의 부조는 앙코르와트의 회랑 부조보다 섬세한 면은 떨어지는데 오히려 그런 점이 훨씬 예술적 깊이를 더해 주고 있다. 생략과 과장의 수법은 조형의 고수 솜씨이다.
--- pp 32~33


남측 회랑의 부조를 보고 꽤 놀랐다. 아무 곳이나 카메라를 들이대도 파인더로 보이는 모습은 걸작의 회화 작품이다. 동행한 여 선배가 감탄사를 내뱉는다.
"이것 봐, 레이아웃이나 표현이 대단해. 엄청나. 어떻게 물고기와 사람을 이렇게 구성할 수 있지. 마티스가 봤으면 졸도했겠다."

바이욘의 부조는 앙코르와트의 회랑 부조보다 섬세한 면은 떨어지는데 오히려 그런 점이 훨씬 예술적 깊이를 더해 주고 있다. 생략과 과장의 수법은 조형의 고수 솜씨이다.
--- pp 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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