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우리 한식당은 성공이었습니다. 식사 시간이면 줄이 저만치까지 서 있었고 한국 사람은 물론 외국 사람들도 호평을 해주었으니까요. 친구의 노하우가 담긴 음식의 맛도 맛이었겠지만 저는 다른 식당보다 시간당 급여를 더 주고라도 훈련된 종업원을 쓰려고 했습니다. 마침 여동생의 친구가 유학 온 남편을 따라 호주에 와 있었는데 그녀는 스튜어디스 출신이었습니다. 그녀도 벌이가 필요하다는 얘길 듣고 저는 얼른 그녀를 불러 좋은 급여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전직 스튜어디스가 홀 서빙을 한다니 손님들의 반응이 어떻겠습니까? 그 식당 직원들 친절하고, 싹싹하고, 심지어 미인이라는 소문이 날개 돋친 듯 퍼졌습니다. --- p.25

병, 병, 병…… 우리를 괴롭히는 이 병은 분명 우리가 먹는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육류 중심 식생활로부터 오고 있습니다. 병을 이겨내려면 이런 식생활의 문제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어설프게 알아서는 제대로 경계할 수가 없으니까요. 5백白식품이라고 불리는 흰 설탕, 흰 소금, 흰쌀, 흰 밀가루, 흰 조미료를 멀리하고, 육류보다 곡채식을, 패스트푸드보다 슬로푸드를 가까이해야 합니다. 전통식·자연식 중심의 식생활로 돌아가야 합니다.--- p.36

〈쥐눈이콩마을〉이 문을 연 지 6년, 우리는 과분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2006년에는 경기도가 뽑은 ‘경기으뜸맛집’에 당당히 선정되었고 같은 해 고양시가 개최한 슬로푸드 대축제에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쥐눈이콩 ‘빠글장’과 두부 요리를 중심으로 경기도 파주에 자매 식당을 개업했고 현재 컨설팅 회사의 자문을 받아 프랜차이즈 사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 p.52

된장은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생콩에 없는 효능이 생깁니다. 발효에 꼭 필요한 것이 미생물입니다. 미생물인 바실러스 균은 짚을 좋아하는데 햇빛과 맑은 공기 속에서 활발히 활동합니다. 이 바실러스 균은 프로테아제와 아밀라제라는 효소를 분비해 콩의 단백질을 분해하고, 덕분에 된장의 단백질 흡수율은 85% 이상으로 생콩의 55%를 크게 능가합니다.
중요한 사실은 바실러스 균을 비롯한 좋은 균들이 나쁜 균과 싸우면서 이로운 성질을 한층 강화시킨다는 겁니다. 부산대 박건영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년 이상 발효된 전통된장이 3개월 된 된장보다 항암효과가 5배 이상 크다고 합니다. 콩의 이소플라본과 사포닌 같은 항암물질은 발효됐을 때 인체에 더 잘 흡수되니까요. --- p.132

쥐눈이콩 청국가루, 청국알, 청국환은 휴대하고 먹을 수 있도록 동결 건조 작업을 거쳐 작은 알 크기로 가공했습니다. 찹쌀, 야채, 카카오를 혼합하여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쥐눈이콩과 궁합이 좋은 다시마도 말려서 첨가했습니다. 콩의 단점은 몸 속 요오드 성분을 배출시킨다는 점인데 다시마는 요오드를 보충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청국가루를 우유에 개어 얼굴에 붙였더니 피부가 고와졌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b>쥐 눈만 한 콩알이 현대인을 살린다!</b><br/><br/>쥐 눈처럼 작고 까맣다고 해서 ‘쥐눈이콩’으로 불린 서목태鼠目太는 약과 의원이 변변치 못했던 과거 우리 민족들에게 아스피린이나 다름없는 작물이었다. 《동의보감》은 “쥐눈이콩은 신장병에 좋고, 기를 내려서 모든 풍열을 억제하며, 모든 독을 풀며, 혈액 순환을 활발하게 해준다”고 전하고 있다. 이렇게 해열과 해독 작용이 뛰어난 쥐눈이콩은 ‘약콩’이라 불렸으며, 집집마다 논두렁이나 밭두렁에 조금씩 재배해 갑작스런 질병에 대비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대 의학이 도입되면서 조금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콩깍지 안에 딱 두 알씩밖에 들어 있지 않아 소출이 적은 것도 농가에서 쥐눈이콩 재배를 피하게 된 이유였다. 이렇게 거의 사라질 뻔했던 쥐눈이콩이 최근에 와서야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검은콩, 쥐눈이콩의 효능과 약성이 고혈압 · 당뇨 · 심장병 · 비만 등 현대인들이 달고 사는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br/><br/><b>쥐눈이콩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책</b><br/><br/>이 책은 ‘쥐눈이콩 백과사전’이라 부를 만하다. 콩의 이로운 점들을 이야기하면서 그에 비해 더 높은 효능을 가진 쥐눈이콩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콩으로 만든 음식으로 된장·청국장·고추장·간장이 빠질 수 없는데, 우리 콩으로 만든 장류의 효능을 재미있게도 구성했다. <br/><br/>또한 이 책은 쥐눈이콩 전통식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이혜선 대표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살림밖에 할 줄 몰랐던 저자는 호주에서 한식당을 하며 우리 음식을 세계에 알렸고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한국인에 대한 좋은 표본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저자는 호주에서의 경험과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기가 막힌 손맛을 가지고 약콩이라 불리던 쥐눈이콩을 멋진 요리로 탈바꿈시켰다. 그뿐만이 아니다. 현대인이 앓고 있는 고질적인 질병들이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리고 전통식이 얼마나 우리에게 좋은 식단인지 많은 젊은이와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