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어학연수로 영어를 익히기는 힘들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이나 호주 등지에서 진행되는 캠프는 한 달 기준으로 500~600만 원 선이며, 다소 저렴하다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도 300~400만원 선이이다. 그렇다고 국내 영어캠프 비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다. 국내 영어 캠프의 경우 일주일 기준으로 50~80만 원 선이다.
이처럼 비싼 비용을 들이는데 과연 그 효과는 어떨까? 필자는 비용에 비해 그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본다. 단지 영어 공부를 하는 장소가 학원에서 해외로 옮겨졌을 뿐이다. 학급의 대부분이 한국 아이들로 채워지는 상황에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다. 다수가 아니라 일부 있다 하더라도 자기들끼리 익숙한 모국어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긴 안목으로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3~4주간 영어 캠프에 몇 번 보내는 것보다는 집중적으로 영어에 노출될 수 있는 기간을 최소한 1년에서 2년 정도 줄 수 있다면 그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이것이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 pp. 89~91
학원이 알아서 해주지는 않는다
학부모들이 영어 학교, 학원 교사 선택 시 고 려해야 할 7가지 체크리스트
1. 교사는 누구인가
2. 교사의 자격 조건은
3. 학습 계획(커리큘럼)은 어떻게 짜여 있는가
4. 아이의 실력 향상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5. 수업을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가
6. 아이의 발전이 어떻게 측정되는가
7. 아이의 발전이 부모에게 보고되는가
학부모들은 학원 선택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 교육은 막연하게 열심히 투자한다고 해서 그 효과가 제대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특히나 영어처럼 긴 투자를 요하는 경우에는 뚜렷한 원칙과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학부모의 돈과 아이들의 귀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교육 역시 투자라는 관점에서 보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묻지마 투자’로 재테크에 큰 손실을 입는 사람들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꼼꼼히 따져보거나 충분한 사전 조사를 하지 않고 소문에 따라 이 학원에서 저 학원으로 옮겨다니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전문가에게 맡기면 알아서 재테크를 해주겠지 하는 마음에 돈을 몽땅 맡겼다가 애써 모은 돈을 모두 날리는 어리석은 투자자처럼, ‘학원에서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도 많다. 재테크는 다시 하면 되지만, 영어 공부를 해야 할 적절한 시점에,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고 귀한 시간을 날려버리면 이를 되찾기란 힘들다.
--- pp. 79~81
영어를 생존 수단으로 삼은 핀란드
핀란드 교육연구소 칼레비 포이알라 교육고문은 “핀란드어는 전치사도, 관사도 없어서 영어와 매우 다르죠. 하지만 학교에서 잘 가르치기 때문에 핀란드인은 누구나 영어를 잘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핀란드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인구 수은 그다지 많지 않았고 영어 구사력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영어를 제대로 가르칠 만한 교사 수가 부족했고, 교사들의 서툰 발음 때문에 영어 교사가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할 정도였다. 하지만 교사들에 대한 재교육이 꾸준하게 이루어지면서 교사들은 원어민 못지않게 뛰어난 영어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그 결과 핀란드에는 원어민 강사가 설 자리가 없다. (...) 이미 핀란드의 대학에서는 영어가 거의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핀란드 교육부와 대학들은 현재 더욱 야심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학생들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해외에서 부분적으로 공부를 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2010년까지 외국인 학생 수를 2003년 수준보다 2배 이상으로 늘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핀란드는 영어권 국가가 아닌 나라 중 영어 관련 학위 프로그램이 가장 많이 개설되어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 pp. 5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