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오해를 수집하라>
… 튀어나온 못은 때때로 모진 망치질을 견뎌야 한다. 새엄마와 의붓언니들의 질투와 시기심이 나날이 심해지자 신데렐라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이러다간 쫓겨나겠다. 얼굴에 해코지를 할지도 몰라.”
그래서 그녀는 일부러 벽난로의 재를 얼굴에 발랐다. 특전대원들이 야간 작전 수행 시 얼굴에 위장용 크림을 칠하듯, 위장전술을 썼다. 아무리 집안일로 바빠도 얼굴에 물 칠할 짬은 있다. 하지만 신데렐라는 자기 얼굴을 더럽게 방치했다. 그러자 새엄마와 의붓언니들은 여전히 놀려대기는 했지만, 발톱을 세우지는 않았다. …… 재를 칠한다 해도 예쁜 얼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재는 비누칠을 하고 세수만 하면 깨끗하게 사라진다. 신데렐라는 자신의 미모를 숨기며 때를 기다린 것이다. 자신의 외모나 재능이 공격의표적이 된다면 당분간 가려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
<고난을 활용하라>
…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아니꼬운 꼴 보기 싫으면 집을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춘기 소녀가 그 시절 집 나가서 무슨 좋은 꼴을 보겠는가. 집안이나 집밖이나 늑대가 우글거리기는 매한가지였다. 신데렐라는 기다렸다. 독립할 수 있는 힘, 상황을 바꿀 기회가 오기 전까지 참았다. 당장의 과제인 집안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며 견뎠다. 신데렐라는 자신의 처지를 인정했고, 그 상황에 대처했다. 일단은 자신을 낮추고, 상황을 헤쳐 나갔던 것이다. 그녀는 나쁜 시기를 만났을 때 움츠릴 줄 알았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음으로써 내침을 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다렸다. …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감을 잃지 말라>
… 왕자가 손을 내밀었을 때, 신데렐라는 그의 손을 잡았다. 미숙한 춤 솜씨로 스텝이 엉길까 겁먹지 않았다. ‘감히 상인의 딸이 왕의 아들과 춤을 출 수 있을까. 과분하지 않나?’라는 그런 자격지심으로 왕자의 손을 거부하지 않았다.
당당한 자신감이 상대에게 먹혀들 수 있는 것은 ‘세뇌의 효과’다. 당사자가 큰소리까지 쳐가며 뻔뻔하게 굴면 그 실체를 알더라도 나도 모르게 동화되는 것이다. 무도회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신데렐라를 어느 왕국의 공주로 착각한 것은 그녀가 워낙 당당하게 행동했기 때문이다.
자격지심에 시달리면 스스로 벽을 만들게 된다. …… 자격지심은 지레짐작에서 시작된다. 근거 없이 그냥 나쁜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몸을 웅크리는 것이다. 남들이 뭐라 할까, 남들이 어떻게 볼까를 지레짐작하여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것이다. …
… 신데렐라는 적극적으로 왕자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왕자를 밀쳐낸다. 무도회장에서 뛰쳐나갔고, 왕자가 나타났을 때 비둘기장에 숨었다. 왜, 신데렐라는 왕자를 밀쳐냈을까?
그녀는 외모나 마법의 힘 때문에 왕자가 자신을 선택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비둘기장에 숨어 있던 그녀는 평소의 누더기 옷차림으로 왕자 앞에 나섰다. 사람들은 외모가 근사한 사람을 보면 긍정적인 인상을 갖게 마련이다. 그러나 매력적인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을 외모로만 평가한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 외모는 일시적인 자질이다. 세월이 쉽게 앗아갈 수 있다. 신데렐라는 외모만으로 자신이 평가되기를 거부했기에 무도회장에서 뛰쳐나왔다. 근사한 옷차림, 아름다운 얼굴, 무도회의 분위기 때문에 왕자가 일시적으로 자신에게 반한 것인지 시험해 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