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컴퓨터는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다. 이에 따라 현대를 일컬어 "컴퓨터 시대"라고 부르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는 일방적인 전달을 주도했던 텔레비전, 라디오, 전축, 오디오, 비디오, 카메라, 녹음기, 캠코더 또는 팩시밀리 등 모든 미디어를 통합한 양방(쌍방) 문화를 창조하였다고 하여 "뉴 미디어(new media) 시대 또는 "전자 미디어(electronic media) 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컴퓨터라는 새로운 미디어의 발전만 이룬 것이 아니라 그 운용 기술의 발전을 통해서 과거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사이버 공간(cyber space)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다 하여 "사이버 시대"라고도 한다. 컴퓨터와 사이버는 매우 긴밀한 관계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생활 도구로서 제2의 삶의 공간이며 생활의 터전이 돼버린 현실이다. 이러한 것은 장차 새 천년(new millennium)의 상황에도 그 중요성이 더욱 인식될 것이며 촌각을 다투어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은 틀림없다.
인간은 사이버 세계를 창조하여 그 세계 속에서 물리적 현실 세계와 동일한 모든 것을 시도, 시행하고 있다. 이제 사이버 세계는 인간이 사는 공간만큼이나 넓어지고 있으며 여기서 다루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므로 신학고 목회의 차원에서도 장차 전 인류의 삶의 방편이며 터전으로 인식될 사이버 세계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태도를 취해야만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pp.290-291
한 세기를 마감하면서 지난 세기 한국에서의 교회사 연구의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확인하는 일은 보다 발전적인 교회사 연구를 위해 필요한 일일 것이다. 이 글은 두 가지 목적을 지니고 있다. 첫째는 지난 한세기 동안의 한국교회사 연구사를 주요 논저를 중심으로 서지적 관점에서 일별해 보고자 한다. 이것은 한국교회사 연구와 편찬에 대한 역사(histography)를 나름대로 정리해 두고자 하는 소박한 욕심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은 후일의 한국교회사 연구의 정확한 인식과 자성, 그리고 창조적인 연구를 위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기회가 될 것이다. 둘째로는 한국교회사 연구와 편찬에 나타난 사관의 문제를 검토하고자 한다. 사관은 역사의 현실을 분변케 해주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그것이 없을 때 선행연구에 대한 사대(事大)와 추수(追隨)는 불가피해진다. 그것이 한국교회사의 한계였다. 이 글에서는 지금까지 논의되었던 사관의 문제를 검토함으로써 한국교회사의 학맥을 짚어보고자 한다.
필자는 그 동안 교회사학사에 관한 몇 편의 소론을 시도한 바 있으며, 영,미 등 주로 영어권을 중심으로 교회사와 역사신학에 관한 주요 논저에 나타난 교회사 연구의 최근 동향에 대해 정리한 바 있다. 이 글은 이런 연구의 연장선에서 의도되었다. 이 글을 통해 지난 세기 한국 개신교회사 연구사를 점평(點評)하고 이를 공론의 기회로 삼고자한다. 이 글은 필자가 1982년에 발표했던 "한국에서의 교회사 연구의 현황과 과제", 1985년에 썼던 "한국교회사 연구 어디까지 왔는가?-1945년에서 1980년까지 한국 개신교사를 중심으로-"라는 두 편의 글을 기본 토대로 하여 수정, 보완, 확대한 것임을 밝혀둔다.
---pp.127-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