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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주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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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주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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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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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년 07월 06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0.71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6.9만자, 약 5.7만 단어, A4 약 106쪽?
ISBN13 9791133135363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강경인
뿌띠첼이란 아이디가 부담스러운 나이가 되어 얼마 전에 경인으로 바꿈.

『여자는 하늘 남자는 땅』, 『꿈결 속의 남자』, 『순서 바꾸기』 가 출간되었고,
현재 피우리넷 카페 (http://piuri.net/bbuci)에서 잠수 중.
머릿속에선 이미 완결을 본 『이별선언』 을 아주 게으르게 연재할 예정.

E-mail : jinjinmam@lycos.co.kr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겨우 커피나 끓일 수 있는 그 조그만 탕비실에서 아침부터 뭔가가 부딪혀 깨지는 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현준은 책상에 펼쳐 진 서류에서 눈을 떼며 혀를 찼다. 비서라는 여자가 얼마나 덜렁대는지 사고를 저지르지 않은 날이 없어 하루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첫 만남부터 악연으로 시작하더니 이제는 장서향이란 여자가 악마로 보이기 시작했다.
2년이라는 짧은 유학 생활을 마치고 외삼촌이 경영하시는 S그룹 벤처사업부 기획이사직을 맡았다. 3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이사라는 직책은 그에게 막중한 책임감을 지우고 있었다.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이 이건 낙하산이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결심했는데, 엉뚱한 곳에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현준은 누군가 자신을 쫓아내기 위해 서향을 자신의 비서로 뽑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녀는 비서라는 직업에 절대로, 절대로 어울리지 않았다. 며칠을 고생해 완성된 서류에 커피 엎지르기, 여기 저기 파일 뒤섞어 놓기,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 삭제시키기, 주요 손님과의 약속시간 잊어버리기 아니, 약속이 있다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을 정도였다. 그녀가 저지른 사건을 일일이 나열하자면 천일야화라 입만 아플 뿐이었다.
“끙!”
가벼운 노크 소리에 절로 새어나오는 한숨을 목안으로 숨기고 현준은 서류를 살피는 척 했다. 서향이 자기 딴에는 조신하게 걷는다고 걸으며 다가와 커피 잔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 순간 현준의 손이 빠르게 움직여 서류를 멀리 치웠다. 그런 현준을 못 마땅한 표정으로 흘겨보던 서향이 찬바람을 일으키며 나갔다.
“언제 봐도 힘이 넘친단 말이야. 그래도 이것 하나는 기막히게 잘 해.”
현준은 그녀가 끓여다 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맛을 음미했다. 서향이 유일하게 완벽하게 하는 일이 있다면 커피를 끓이는 일이었다. 일 때문이거나, 다른 개인적인 볼 일로 여러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셔 보았지만 그녀가 끓여주는 이 커피만큼 그윽한 맛은 없었다. 똑같은 재료에 맛이 다른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의 하루를 서향의 커피로 시작하는 것이 이젠 일상이 버렸다.

세상에 무슨 남자가 저리 쫀쫀한지, 처음 인상하고는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보면 볼수록 멋진 남자라는 건 인정해야 했다. 어쩌다 한 번씩 보여주는 현준의 미소에 서향은 그를 포기할 수 없었다.
“매일같이 얼굴을 보면 뭐해. 날 무슨 귀신 쳐다보듯 하는데, 휴!”
그에게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니 뭐라 말하겠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직업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전에 모시던 분은 하나하나 세세히 설명을 해 주었다. 그래서 시킨 일만 하면 되었는데 현준은 당연히 다 챙겨주기를 바랐다.
현준에게 잘 보이려 할 때마다 긴장을 해서인지 실수만 계속하게 되고, 매일 매일이 살얼음판 걷는 기분이었다. 할아버지와 마주 앉은 저녁 식탁에선 언제나 그 날 있었던 현준과의 사건이 반찬이 되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할아버지는 뉴스의 사건파일 보는 것처럼 챙겼다. 사실 어찌 보면 정말 웃기긴 했다. 그게 내가 아니라 남의 일이면 정말 배꼽 빠지게 웃을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에 할아버지를 탓할 수도 없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완벽한 하루를 보내고야 말거야. 난 할 수 있어. 장서향 넌 할 수 있어. 아자!”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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