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이과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대학 교재를 번역하였고, 화학 올림피아드 강의 및 대학과 기업체 등에서 화학 관련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비법 중학과학』이 있습니다.
그림 : 박종호
동아 · LG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1997)과 「여섯 번째 손가락 이야기」(2000)로 상을 받았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80일간의 세계일주』, 『도전 골든벨』, 『초등국어 개념사전』, 『이이화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국사』, 『바로보는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열은 물체의 모습을 바꾸는 마술사 하루는 수혜가 놀이동산에 갔어. 놀이동산 한쪽에는 아이들이 많이 모여 있었지.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다가갔더니, 마술사 모자를 쓴 아저씨가 노랗고 걸쭉한 액체로 새도 만들고 공룡도 만들고 계셨어. '와우, 무엇으로 저런 걸 만드는 거지?' 수혜가 궁금해서 계속 살펴보니, 아저씨는 작은 그릇에 설탕을 녹여 차가운 철판에 부은 뒤 색소를 뿌려 모양을 내셨어. 그게 굳어 딱딱해지더니 새도 되고 공룡도 되었지. 여기엔 어떤 마술이 숨어 있을까? 이 마술은 바로 열이 부린 거야. 열이 설탕 속을 들락날락하면서 딱딱한 고체 설탕을 노란 액체로 만들고, 다시 노란 액체를 새나 공룡 모양의 고체로 만든 거지. 물질은 분자라는 작은 알갱이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지? 열은 이 작은 분자 알갱이들을 자극해서 움직임을 활발하게 만들어. 그러면 그 물질은 온도가 높아져서 액체가 되고, 운동이 더 활발해지면 기체가 되지. 하지만 열이 식으면 분자 알갱이들의 운동이 느려지고 온도가 낮아져서 고체가 되는 거야. 그러니까 설탕 마술이 아니라 열이 부린 마술이라고 할 수 있다고! --- pp.12~13
손난로는 어떻게 열을 낼까? 손난로를 잘라 보면 대부분의 손난로에는 속에 철가루가 들어 있어. 그래서 손난로를 흔들면 사각사각 소리가 나는 거야. 그런데 철이 열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손난로를 흔들면 안에 있는 철가루가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열을 내놓게 돼. 바로 이 열이 손을 따뜻하게 해주는 거지. 그럼 공기는 어떻게 손난로 속으로 들어가냐고? 손난로 겉을 잘 살펴봐. 아마 헝겊으로 되어 있을 거야. 공기 중의 산소가 들락날락하라고, 손난로는 비닐이 아닌 헝겊을 사용하는 거지. 그런데 손난로 안에서 일어나는 이런 과정이 아주 천천히 일어난다면 어떨까? 철이 녹슬게 될 거야. 철이 녹스는 과정도 철과 산소가 만나서 녹이라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거든. 그러니까 손난로는 철이 공기 중에서 녹스는 과정이 매우 빨리 일어나는 거라고 할 수 있어. 만약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열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 폭발하게 되지. 한편 철가루 대신 아세트산나트륨을 사용해서 손난로를 만들기도 해. 아세트산나트륨은 보통 액체 상태인데, 약간 흔들어 주면 갑자기 고체가 되면서 열을 많이 내놓는 성질이 있어. 하지만 다시 끓는 물에 넣으면 액체로 바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