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실이네 엄마는 연실이가 한 살인가 두 살 때 돌아가겼다고 했어. 그러니까 내가 몰래 가져온 연실이 사잔은 만들어진 거야. 연실이가 자기 사진이랑 엄마 사잔을 오려 붙여서 만든 합성 사진이야.

비밀은 풀렸지만 내 가슴 속 어딘가에 슬금슬금 금이 가는 것 같았습니다. 내일모레면 연실이가 다시 학교에 오는데......어떡해야 하나.

사진을 돌려주면사 무슨 말을 해야 되지? 아버지의 말처럼 나는 연실이한테도 의리를 지져야 해. 절대로 연실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안 돼.

연실이에게 왜 결석했니? 라고 묻지 않을 거야. 그리고 절대로 연실이 앞에서 엄마 얘기는 꺼내지 않을 거야.
나는 주먹을 꽉 쥐었습니다. 마치 연실이를 지켜주는 기사가 된 것처럼 당당하게 걸었습니다. 내일모레를 기다리면서요.

갑자기 석주가 불쌍하게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숙제한 공책을 꺼내서, 재빠르게 내가 행복한 이유 10가지 가운데 주 두 번째에 쓴 석주의 이름을 지웠습니다. 그 대신 생각나는 이름이 없어 그냥 바둑이라고 썼습니다.

나는 바둑이보다 팔 힘이 세서 행복하다

그리고 마음으로 결심했습니다. 연실이나석주 앞에서 절대 엄마 애기하지 않을거야! 아버지 얘기만 할거야! 연실이는 내가 좋아하고, 석주는 나랑 친한 친구이니까!

<엄마 내 마음이 아파요>에는 저학년 동화에서 보기 힘든 묵직한 주제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우정,죽음, 행복, 연민, 사랑 같은 자못 심각한 문제들이 다루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제들이 경쾌하면서도 치밀한 구성, 섬세한 심리 묘사, 어린이들의 입말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탄탄한 문장력에 실려 밀도 있게 전개됩니다. 어린이들이 일생 생활에서 겪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익살스럽고 재치있게, 그러면서도 가슴 시리도록 따스하고 아름답게 전개됩니다. 진정 서로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를 재미와 감동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