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충청남도 부여에서 태어났어요. 단국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에는 잠시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습니다. 1987년 ‘아동문학연구’ 신인상을 받았어요. 아이를 낳은 뒤에 국어를 가르치던 일을 관두고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지 않고 아이를 키우는 동안 시험에 쫓기는 악몽을 자주 꾸었답니다. 몇 년 전부터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는데 그 후부터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철물 사러 오세유!’는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한 후 처음 쓴 동화예요. 이 작품으로 2009년 한국안데르센상 문학부문 금상을 받았는데, 세 아이의 엄마로 살면서도 작가의 길을 갈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메일 ngm5k@hanmail.net
그림 : 전인숙
‘다비젼’, ‘산그림’ 회원입니다. 하얀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며 어른과 아이가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그린 책으로는 『어린 왕자야! 경제랑 놀자』, 『닐스의 신기한 여행』, 『인형놀이』, 『아기 돼지 삼형제』 등이 있습니다.
함석 빈지문을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그러자 함석이 콘크리트 문틀 바닥에 긁히며 날카롭고 요란한 소리가 났다. 빈지문을 한 짝씩 잡아당겨 열 때마다 감겨 있던 눈이 떠지듯, 가게 안으로 저녁 햇살이 깊게 비쳐 들었다. 가게 안이 밝아지자 가슴이 벅차올랐다. 가게 앞 큰길 한가운데에 서서 면사무소 지붕 위로 넘어가고 있는 저녁 해를 올려다보았다. 해도 빨갛게 얼굴을 붉히고 나를 보았다. 마치 나와 눈을 맞추고 있는 것처럼 발그레 웃고 있는 해를 향해 팔을 벌렸다. 그리고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울 아부지 집에 오셨어유! 가게 문두 열었어유. 인자 우리 집에 철물들 사러 오세유우!” 저녁 해는 서쪽 하늘에서 점점 더 붉게 번져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