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은 한국 시의 귀신 들씌운 보살이다. 넘치고, 풍부하며, 시적 창조에 사로잡혀 있다. 그는 불교적 인식론자와 열정적인 정치적 자유론자와 박물학자를 결합하는 장대한 시인이다.
앨런 긴즈버그(미국)
고은은 한국문화 전체의 중요한 대변자일 뿐만 아니라, ‘지구 행성 유역(流域)’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그 순결함과 그 대담한 명징성과 그 연민의 가슴 때문에 그의 시는 한국의 시만이 아니다. 그의 시는 세계에 속한다.
게리 스나이더(미국)
고은의 시들은 놀라운 시들이다. 그것들은 한국의 짧은 이야기들이다. 어떤 것들은 비문처럼 간결해서, 리 강의 아름다운 공동묘지를 상기시킨다. 한국의 그림들이다. 아니, 그보다, 글이니까, 수천 개의 인생을 시 속에 새겨서 보여주는 에크프라시스(그림을 묘사한 글)들이다.
미셸 드기(프랑스)
고은의 시에서 되풀이되는 모티브는 구름, 강, 깃발, 바람, 그리고 하늘인데, 그런 것들은 매우 독특하고 또한 고도로 추상적인 느낌을 주는 파노라마를, 또한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독창적인 스타일, 일종의 확장된 ‘상징주의’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러 종류의 이런 결합은 절조 있고, 정신적이며, 철학적이고, 논쟁적이고, 문체가 있으며, 모두 한 점에 수렴된다. 고은에게 범위란 분산이 아니라 통합을 의미한다. 경험에 대한 그의 굶주린 식욕, 경험을 통합하는 신속함, 그의 리듬에 들어있는 과민한 에너지, 이 모든 것은 한 시인을 증명하는 보증서들이다. 그 시인의 특별한 관심은 지나가는 매 순간에 거주하는 것이며 그러면서 그 모든 순간들이 끝없이 서로에게 흘러드는 것을 보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그는 자신과 타인들을 함께 거주시킨다. 그것이 바로 그를 그 자신의 존재로 만들며, 또한 아주 표현이 풍부한 세계시민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앤드류 모션(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