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EPUB
두번째 날
eBook

두번째 날

: 유현산 장편소설

[ EPUB ]
리뷰 총점8.0 리뷰 7건
정가
9,450
판매가
9,450(종이책 정가 대비 30% 할인)
추가혜택
쿠폰받기
구매 시 참고사항
  • 2020.4.1 이후 구매 도서 크레마터치에서 이용 불가
{ Html.RenderPartial("Sections/BaseInfoSection/DeliveryInfo", Model); }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0월 25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8.60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5만자, 약 5.6만 단어, A4 약 157쪽?
ISBN13 9791188274772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20년 전, 열세 살의 겨울을 나는 ‘첫번째 날’이라고 부른다. 내 인생이 어디로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그날 이후 새로 태어난 건 분명하기 때문이다. 첫번째 날 뒤엔 두번째 날이 있고, 두번째 날 뒤에는 세번째 날이 있을 것이다. 그날들을 거치며 내 인생은 점점 더 바닥으로 추락할 것인가, 나는 두렵기만 했다. 그러나 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모든 일에 끝이 있다고 했다. 언젠가는 나도 평안해질 것이다.
내 이름은 리진웅이다. 가끔 나는 천국의 문을 여는 주문이라도 되는 듯 먼 하늘에 대고 내 이름을 발음해본다. 진웅, 부모님은 ‘보배 진珍’ 자에 ‘수컷 웅雄’ 자를 썼다. 그런 이름을 내려준 사람들이라면 자식을 정말로 사랑했을 것이다. 내 인생의 햇살은 열세 살 이전에만 비춘다. 내 어둠은 열세 살에 시작돼 영원히 내린다. 열세 살 겨울의 기억은 밤마다 나를 찾아와서 거친 혓바닥으로 온몸을 핥고 사라진다. 나는 밤마다 땀에 젖는다. 나는 안개 뒤에서 피 묻은 송곳니를 들이대는 괴물을 느낀다. 이제는 그것이 악몽인지 실재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다.---p.16

“HM캐피탈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됐고 한국에 투자자문업으로 등록돼 있어. 역외 펀드를 운용해서 큰손을 유치하기도 했더군. 금액은 얼마 안 되지만 말이야. 성은은행이 한 20억, 시호산업이 한 10억 정도 돼. 최근에는 주식중매하는 자회사도 차려서 금감원에 예비 허가를 받았어.”
“버진아일랜드? 하여간 돈장사 하는 새끼들은 취향이 남달라.”
“선진 금융 기법이라고 표현해줘. 대표이사는 제임스 리라는 미국 영주권자야. 국적은 중국. MIT대 경영대학원을 나왔어.”
“조선족이군.”---p.66

“근데 HM캐피탈은 왜 캐고 다녀?”
“마누라님 명령이야. 소설가에서 르포 작가로 전업하셨잖아. 조선족 범죄 관련 르포를 쓸 거래. 조선족 관련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보고 한국 사회의 인종적 편견이 위험수위에 달했다고 느꼈대. 한국 사회가 위기래.”
“그럼 조선족의 역사에 대해 써야지. 수난사 같은 거 말이야. 왜 하필 조선족 범죄야?”
“나도 몰라. 근데 마누라가 취재한 조선족 날건달 놈 하나가 HM캐피탈 얘기를 꺼냈나 봐. 너도 알다시피 요즘 마누라 사정이 안 좋잖냐. 조사해달라는데 거절을 할 수가 있어야지.” ---p.69

“HM캐피탈이 조선족 상대로 주먹질을 한다고? 아줌마 아저씨들 골목에 몰아넣고 삥이라도 뜯는단 말이야? 그게 말이 돼?”
“그럴 리가 있냐. 그런데 정치인이 껴 있다니까 직업의식이 발동하는데? 성현범이랑 조선족 엘리트라는 놈을 검찰청 포토라인에 세우고 싶다 이 말씀이야.”---p.70

어머니가 내 손을 잡았다. 그제야 나는 보이지 않는 힘에서 풀려났다. 어머니가 내 팔을 잡아끌었고, 나는 있는 힘껏 버티고 서서 고개를 저었다.
“켕하니 서서 뭐 하는 게야? 저래 조겨대는 거 안 보이나?”
어머니가 내 뺨을 때렸다. 나는 아무런 아픔도 느끼지 못했다.
“날래 가지 못해?”
나는 어머니의 손이 이끄는 대로 골짜기를 내려갔다. 엄마, 과자 삼촌이…… 과자 삼촌이……. 나는 어머니에게 방금 내가 받은 충격과 상처를 말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과자 삼촌이 죽는 순간 내 세계가 박살났음을, 내 안의 모든 것이 무너졌음을 알리고 싶었다. 어머니는 계속 빨리 가라고 나를 채근했다.---pp. 294~295

나는 귀국선을 탔다. 뱃고동이 울리며 바닥이 흔들릴 때 나는 아팠다. 그 아픔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내 몸이 뿌리째 뽑히는 느낌이었다. 온몸의 생살이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이 나라를 떠난다. 어머니와 과자 삼촌이 묻힌 작은 산들의 나라를 떠난다. 폭력을 좋아하는 사람들, 한 살만 어려도 친구가 될 수 없고, 셋만 모여도 서열을 따지는 사람들, 죽도록 일하고 죽도록 술을 먹는 사람들, 모든 남자가 군인이며 모든 일에 정신력을 강조하는 사람들, 웃고 떠들며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주먹을 휘두르며 싸우다가도 다음 날 어깨동무를 할 수 있는 사람들, 열세 살 이전의 삶을 허물고 인생의 새로운 지침을 내려준 사람들을 나는 떠난다.
나는 울음을 삼켰다. 뺨 위로 눈물 두어 방울이 흘러내렸다. 나는 손바닥으로 뺨을 감싸고 눈물의 온기를 느꼈다. 두 번 다시 울지 않을 것이다. 이 울음을 가슴 깊이 묻어두고 거기서 나오는 힘으로 살 것이다. 어디선가 과자 삼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죽지 말아라, 너는 살아남아라.
나는 언젠가 이 땅에 돌아올 것이라고 결심했다. 나는 푸른 대양을 버리고 태어난 곳을 향해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신세다. 고통스럽지만 끓어오르는 본능에 이끌려 죽을 때까지 지느러미를 움직여야 한다. 나는 돌아오겠다. 거기에 내 모든 것을 걸겠다. 지식이 필요하다면 밤을 새워 공부하고, 힘이 필요하다면 권력자의 가랑이 밑을 기고, 방해하는 자가 있다면 죽이겠다. 나는 다른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팔다리가 잘리고 뺏긴 돈을 찾겠다고 울부짖는 사람이 되지는 않겠다. 나는 강해지겠다.---pp. 301~302

“안에 인질이 있어요. 작전하면 다 죽어요.”
“하지만 말이야, 하지만…….”
“하지만 뭐요?”
“인질들이 조선족이잖아. 한국인처럼 부담스럽지는 않지.”
“그게 제정신으로 할 소립니까?”
“현실이 그렇다는 거야. 현실이.”
조성우는 범인들의 시체를 보고 싶지 않았다. 살인범과 제임스와 성현범을 검찰청 포토라인 앞에 세우는 것이 조성우가 인정할 수 있는 최선의 결말이었다. 취재 수첩을 들고 그들의 얼굴을 마주하면 지난 몇 달 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분노와 죄의식도 사라질 것 같았다.---pp. 375~376

“나간다고? 그래, 만에 하나 여길 나가더라도 뭐가 달라지지? 삶이 달라져? 네놈이, 네놈의 자식이, 그 자식의 자식이 어떤 삶을 살 거라고 기대하나? 아무리 도망쳐봤자 제자리인 걸 넌 아직도 몰랐나?”---p.385

“이 일이 다 끝나면 기자님은 뭘 위해 살 거죠?”
“처음엔 자살을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어요.”
“어떻게?”
“죽은 사람들을 위해 살려고요.”
정인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이 최선이라고 맞장구를 치는 듯했다. 산 자들은 죽은 자들을 위해 사는 거라고 조성우는 생각했다. 죽은 자들의 사랑, 원한, 이루지 못한 꿈을 위해 산 자는 이를 악물고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역사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7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구매후 즉시 다운로드 가능
  •  배송비 : 무료배송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