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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로 자란 코끼리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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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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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년 0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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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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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이문
21세기 한국의 대표적인 철학적 지성이자 당대의 석학인 박이문 선생은 1930년에 태어나 지금까지 100권에 가까운 철학, 윤리학, 미학, 예술학, 생태학적 저작 및 시집을 출간하였다. 현재는 포항공대와 시몬스대학 명예교수로 재직중이고, 인생의 마지막을 시인으로 살고자 시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눈에 덮인 촬스강변》(1979), 《나비의 꿈》(1981), 《보이지 않는 것의 그림자》(1987), 《울림의공백》(1989), 《Broken Words》(1999), 《Zerbrochne W?ter》(2004), 《아침 산책》(2006), 《공백의 그림자》(2006), 《Schatten der Leere》(2009), 《부서진 말들》(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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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로 자란 코끼리의 분노


인도의 밀렵꾼들이 상아를 팔아 돈을 벌려고 어미 코끼리들을 마구 죽였다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이 밭을 만들려고 코끼리들의 거처인 숲에 침입해서 나무를 베고, 숲을 밭으로 바꾸어 코끼리들은 생존의 터전을 잃었다

어미 아비를 잃어 고아가 된 새끼 코끼리들은 먹을 것을 구하러 숲에서 마을로 나왔다 그들은 시골 마을에 몰려와 보이는 대로 뒤져 먹고, 닥치는 대로 길고 힘센 코로 들이받고 부순다 동네 사람들에게 아비 어미를 잃은 어린 코끼리들은 분노와 원한, 복수심에 차 있다

분노에 찬 어린 코끼리들은 물건, 동물, 사람도, 집도, 먹을 것도, 먹지 못할 것도, 그리고 또 그들의 사육사들까지도 코로 올려 높이 공중에 던지고, 땅에 떨어지면 바윗돌 같은 발로 밟아 죽인다 부모의 따뜻한 보호, 사랑도 없이 자란 분노 때문이란다 아비 어미의 가정교육도 없이 자란 정신적 상처 때문이란다 사람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잘 살려고, 아니 그냥 생존하기 위해서 우리들은 코끼리를 죽인다 사람들은 정력에 좋다는 소문을 듣고 코뿔소를 사냥한다 사람들은 재미로 동물을 죽이는 스포츠를 즐긴다 생명을 죽임으로 삶의 환희를 느낀다 인간은 정신병에 걸렸고, 고아 코끼리들은 분노한다

코끼리, 코뿔소를 쏘는 밀렵꾼을 쏴라
재미로 사냥하는 사냥꾼을 사냥하라
생명의 이름으로, 인간의 이름으로!

--- p.13



시신기증등록을 하고 나서


세브란스병원 해부학과 사무실
시신기증등록 수속을 한다
약 십 분이 걸렸다

서류 한 장을 내고 밖에 나오니
그 무게의 만 배보다도 더 몸은 가볍고
가벼워진 몸보다 십만 배 더 편해지는 마음

복도에는 바삐 오고가는 의사와 간호원
휠체어를 타고 서성대는 환자들
환자들을 찾아온 수많은 가족과 친지들

병원 문을 나오니 피부에 닿는 이른 봄바람
서로 부딪치고 비키면서 어디론가 바삐 가는 수많은 행인들
그리고 밀리고 엉키고 꼬리를 물고 달리는 자동차 물결

--- p.70



나의 소원


아직도 잘은 모르지만
비우고 싶다

아직도 확실하지 않지만
텅 비우고 싶다
모든 것을 아주 털어버리고 싶다

암만 해도 잘은 모르겠지만
꼭 알고 싶다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싶다

아직도 무엇인가 허전하기에
쓰고 싶다 신선한 시를

--- p.130



네팔, 쿠마리 여신의 집


초경 이전까지 그녀는 네팔의 여신으로서 숭배를 받으며 작은 사원 같은 이 집 2층에 갇혀 혼자 산다 그녀가 초경을 치른 직후, 다시 여느 아가씨가 되어 부모의 집으로 돌아 갈 때까지 몇 년이고 그녀가 보는 세상은 밖의 세상과 차단된 그 방안뿐이며, 그녀가 만나는 사람은 그녀를 시중하는 늙은이 몇 명뿐이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그녀는 하루에 한 번 정해진 여 분 동안 집안 뜰을 향해 난 문을 살짝 열고 밖의 세계와 시각적으로 접할 수 있다
관광객들이 여신의 얼굴을 보러 모여들었다

봤다 초경을 하지 않아 아직 여신으로 남아있는 소녀가 방문을 살짝 열고
밖을 내다 봤다 그리고 나도 봤다 그 여신을, 앳된 그 여신의 웃음 진 얼굴을
초경을 하면 그녀는 여신이기를 멈추고, 여느 소녀로서 제집으로 돌려 보내지고
그러고 나면, 여신이었기 때문에 결혼도 어렵고 윤락의 길을 걷게 되기 쉽단다

아! 잔인한 관습이여! 아 어둠의 믿음이여!
잠깐 본 그 철모르는 어린 여신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다!
생각만 해도 애처로운 그녀의 운명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 p.142



상처


비슷한 사람이 겨냥한 총탄이
병사의 가슴에 녹슬어
모두가 돌아갈 언덕에는
눈물이 내린다

독한 술잔에 얼큰해진 의식적 망각
도시의 골목마다
바람에 너덜거리는 철조망
철조망 같은 상처
그 자국마다
어느 보초의 칼끝 같은
노여움이 솟는다

하늘이 찢기면
꽃 보다 고운 별이 뜰 것인가
아직
피 엉킨 상처는
어둔 하늘을 노리며
포구처럼 열린
가슴에도 지금
눈물 같은 비가 내린다

(문학예술, 1956)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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