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섹스투스(카이로네이아의 스토아학파 철학자)로부터 남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과 아버지다운 위엄으로 가정을 다스리는 법, 그리고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사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배웠다. 또한 허세를 부리지 않는 위엄과 친구에 대한 세심한 우정, 교양이 없거나 분별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참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과 어울릴 때 상대방에게 알맞은 예의를 지켰고,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은 그 어떤 사귐보다 그와의 교제를 더 유쾌한 것으로 생각했으며, 그를 가장 존경할 만한 사람으로 받들었다. 또한 인생의 필수적인 원칙을 결정하고 체계화하는 그의 방법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일목요연했다. 그는 결코 분노 등의 어떠한 격한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으며, 마음의 흔들림이 없이 항상 깊은 애정에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남을 칭찬할 때에도 항상 지나치지 않았으며,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으나 그것을 과시하는 일도 없었다.
--- ‘제1장 배움에 대하여’ 중에서
당신이 비록 3천 년, 아니 3만 년을 산다 할지라도 당신이 잃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당신이 영위하고 있는 이 순간의 삶뿐이며, 당신이 소유할 수 있는 것 또한 당신이 잃고 있는 이 순간의 삶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오래 산 삶이든 짧게 산 삶이든 결국은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현재라는 이 순간은 모든 사람이 똑같이 소유하고 있지만, 일단 지나가버린 과거는 이미 우리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가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를 잃을 수 있으며, 누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잃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자기가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을 잃을 수 있겠는가?
- 제2장 인생에 대하여 중에서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행동이 정의롭고 경건하며 선하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은 커다란 평온을 얻는다. 다른 사람들의 좋지 못한 성품에 주의를 기울이지 말고, 마음의 흔들림이 없이 당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라.
--- ‘제4장 죽음에 대하여’ 중에서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과 그릇된 길로 가는 사람들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다. 만일 당신이 그런 사람들도 당신의 형제이며 그들은 무지로 인해 본의 아니게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그리고 머지않아 당신도 그들도 모두 죽을 것이며, 무엇보다도 그들이 당신에게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그들은 당신의 이성을 나쁘게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당신은 그런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 ‘제7장 우주의 지배적 이성에 대하여’ 중에서
행동함에 있어서 경박하지 말고, 대화함에 있어서 경솔하지 말며, 감각으로 인해 방황하지 말라. 당신의 영혼을 고통에 빠지게 하지 말고, 쾌락에 날뛰게 하지 말라. 인생에 있어서 여유를 잃지 말라.
사람들이 당신을 죽이고, 사지를 절단하고, 저주를 한다고 상상해 보라. 이런 것들이 어떻게 정신을 순결하고 현명하며 건전하고 정의로운 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당신을 방해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맑고 신선한 물이 솟아나는 샘 곁에 서서 저주를 퍼붓는다 하더라도, 그 샘은 계속해서 맑고 신선한 물을 뿜어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설사 그가 그 샘 속에 진흙이나 오물을 던진다 하더라도, 그 샘은 곧 오물을 씻어버리고 조금도 더러워지지 않을 것이다.
--- ‘제8장 선과 악에 대하여’ 중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당신을 성실하지 않다거나 착하지 않다고 말할 권리를 주지 말라. 만일 누군가가 당신에 대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라. 이 모든 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왜냐하면 당신이 성실해지고 착해지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그런 인간이 될 수 없다면 더 이상 살지 않겠다고 결심하라. 당신이 그런 인간이 아닐 경우에는 이성도 당신이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제10장 사회적 존재에 대하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