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지금의 주식과 부동산시장 상황에서는 자산운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는 누구에게나 절실한 물음이다. 이 책은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까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려준다.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요소는 여전히 유동성이다. 최근의 부동산 하락이 대세하락의 시작인지 아니면 장기상승 후의 조정국면인지, 지금의 주식 상승이 얼마나 더 갈지도 유동성이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식만 홀로 상승하는 현상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또 그 근본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주식시장의 큰 호재인 고환율이 얼마나 지속될지를 알고 나면 주식의‘나홀로 파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판단이 설 것이다.---p.6
‘역사상 가장 위대한 주식투자가’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이야말로 스마트 머니 중에서도 가장 현명한 투자가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그가 한국 주식을 다 매도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주식시장의 버블 붕괴가 눈앞에 다가왔고, 한국 경제의 유동성 파티가 조만간 끝날 것이다.'---p.17
미국 등 선진국의 금융완화정책은 버블이 붕괴된 이후 그 후유증으로 나타난 대출축소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반면 한국의 금융완화정책은 이미 급증하고 있던 대출에 기름을 붓는 정책이었고, 그 정책의 시행으로 버블은 더 팽창했다. 이것이 2009년 한국만 금융위기를 비켜갈 수 있었던 이유다. 대출을 지나치게 늘려서 생긴 부실대출의 문제를 대출을 더 늘림으로써 해결하였으니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속으로는 더 큰 병을 키워온 것이다.---p.50
대형 프로젝트의 좌초는 일반인들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그것은 향후 부동산경기가 더 나빠질 것임을 말해준다. 대형 프로젝트의 사업자들은 부동산경기가 잠시 나빠졌다고 해서 사업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 수주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사업을 일반인에게 분양을 해야 하는 2~3년 후의 부동산경기가 어떨지를 판단하여 사업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그래서 대형 사업의 성패는 부동산시장의 선행지표와 같다. 그런데 이미 투입된 수천억 원을 포기하면서 발을 빼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대형 건설사들이 몇 년 후의 부동산경기를 아주 나쁘게 보고 있다는 징표다.---p.89
이런 물음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왜 KB아파트시세는 현실과 동떨어진 가격을‘시세’라고 공지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부동산중개소는 거래도 되지 않을 가격을 ‘시세’라고 써 붙여놓고 있을까?” 이 물음에 속 시원한 대답을 해줄 사람은 많을 것이다. 부동산중개소는 아파트 부녀회의 등쌀에 못 이겨 매도가격을 낮추지 못하고 있고, KB아파트시세는 자신들의 대출담보가치가 떨어져 부실대출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시세를 낮추지 않고 있다는 대답이 예상된다.---p.114
매출이 줄고 판매가격은 더 크게 하락했으니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세계 경제가 수십 년 만에 최악이었으니 전 세계 기업들이 모두 이런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강만수 전 장관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수출기업들이 사상 최악의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환율이 35%나 폭등하여 매출액과 판매가가 두 자릿수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환율의 힘이 얼마나 큰지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pp.173-174
이제 철석같이 믿고 있던 대출이 줄어들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대출감소가 더 빨라질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에서 발생한 디레버리징이 한국에서도 일어날 것은 필연적이다. 정부와 보수언론의 억지주장처럼, 그리고 부동산업계 종사자들의 감언이설처럼 2009년 초와 같은 급반등이 다시 오려면, 사람들이 다시 은행으로 몰려가서 대출을 받아 아파트에 투자해야 한다.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할까? 아마 열 명 중 아홉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데 한 표를 던질 것이다. 그렇다면 버블 붕괴가 갈 길은 뻔하다.---pp.214-215
주식만 ‘나홀로 파티’를 즐기는 것은 상승장 마무리 국면이면 항상 나타나는 상승종목 슬림화 현상이다. 시간이 더 흘러 부동산 버블 붕괴가 속도를 내면 주식 역시 버블 붕괴에 동참하고 하락폭은 더 깊어질 것이다. 주식가격을 떠받쳤던 ‘환율’의 힘도 오래갈 수 없다.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수출대기업의 금고에 집어넣는 ‘소득이전정책’인 ‘고환율정책’을 지속할수록 부동산 버블 붕괴는 더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파티는 끝났다. 이제 파티 비용을 누가 지불하느냐만 남았다. 전 세계가 금융위기로 자산가격이 폭락하는 와중에도 떵떵거리며 파티를 즐겼으니 그 비용이 엄청날 것은 불문가지다. 아직 먹을거리? 남아 있다고 유혹할 때 유동성 파티장을 빠져나와야 계산서를 손에 받아 드는 불행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