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으나 졸업 후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프리랜서의 길로 들어섰다. ‘한 시간의 독서로 시들어지지 않는 슬픔은 없다.’라는 몽테스키외의 말을 격언으로 책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가고 싶어하는 독서 애호가.
사실 홈즈의 조사 활동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짜릿한 쾌감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빠른 직관으로 항상 논리적인 근거를 바탕에 깔고 신속하고 정확한 추리를 하면서 미궁에 빠진 사건을 간단히 해결했다. 그 과정을 보면 언제나 놀랍기 짝이 없었다. --- 〈얼룩 끈의 비밀〉 중에서
“예술 그 자체로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주 사소하고 신변잡기적인 것에서도 큰 기쁨을 느끼곤 한다네. 왓슨, 자네가 원고지에 사건을 옮기는 것을 보면서 자네도 점점 이러한 진실을 깨닫고 있는 것 같군. 그래서 매우 흐뭇하기도 하다네. 어떤 경우에는 사건의 기록보다는 재구성에 치중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말이야. 내가 해결한 사건들 중에는 악명 높은 범죄자가 나오는 사건이나 마음 약한 사람들은 알고 싶지도 않을 만큼 흉악한 사건도 꽤 많지 않은가. 그런데 자네는 이러한 사건들보다는 사소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사건들을 선택하여 작가다운 면모를 발휘하고 있지. 사실 겉으로 보기에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사건들이야말로 나의 가장 큰 장기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추론과 논리적 종합이 가장 잘 나타나긴 하네만.” --- 〈너도밤나무 집〉 중에서
“왓슨, 난 내 인생이 헛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내 수사 기록이 오늘로 끝을 맺는다고 해도 냉정한 시선으로 돌아볼 수 있지. 지금 이곳의 맑고 깨끗한 공기보다 내게는 런던의 공기가 더 감미롭다네. 천 건이 넘는 사건을 다루면서 내가 실수를 한 사건은 아마 하나도 없을 거야. 사실 요즘에 나는 인위적으로 야기된 사건보다는 자연이 제기한 문제를 조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지. 내가 유럽, 아니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강력한 범죄자를 제거하는 위업을 이루게 된다면 더 이상 자네가 적을 이야기는 없을 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