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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1(체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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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1(체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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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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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년 08월 25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12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6.2만자, 약 2.1만 단어, A4 약 39쪽?
ISBN13 9788984370982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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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말했던가. …말하지 않은 것 같다.
내 이름은 두절頭切, ‘머리를 자른다’는 뜻이다.
아주 오랜 옛날, 그 거룩한 분에게 ‘머리를 잘라서라도 당신의 크신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하자, 그 위대한 분께서 나를 ‘두절’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나, 아직 살아 있으므로 왕께 드린 그 맹세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 비천한 종, 그저 왕의 발끝을 따르는 그림자이거나 그 그림자를 좇는 한 마리 개일 따름이었다. 언젠가 왕의 종숙이신 유주자사 고파진高巴鎭이 말한 적이 있다.
“두절은 강개한 무사요, 태왕을 천신처럼 떠받드는 충신이다.”
그 말에 왕은 웃으셨고 대신 모두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왕도 대신도 모르고 있었다. 개는 주인의 발끝 아래에서 주인이 시키는 대로 개 노릇을 할 뿐, 개 스스로 주인을 위해 머리 자를 생각은 못한다는 것을. --- pp.31-32

그러자 아이는 한쪽 발을 들어 말 옆구리에 두 발을 모은 다음, 미끄럼 타듯 주르륵 땅 위로 내려섰다. 그리고 죽어 자빠진 시신들을 요리저리 피하며 앞으로 내닫기 시작했다.
귀밑머리 장수가 말을 타고 따라갔고, 한 장수가 말에서 내려 바짝 아이를 뒤따랐다. 꽤 규모가 컸음직한 불타 허물어진 집, 그 집 앞의 마당인지 공터인지 모를 너른 땅에 아이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한데 엉킨 두 구의 시신 앞에 쪼그려 앉았다.
난도질이라도 당한 듯 처참하게 온몸이 찢긴 남자의 시신, 그 위로 등에 창구멍이 난 여자의 시신.
아이는 위에 덮인 여자의 시신을 걷어내려 소매 끝을 잡았으나 시신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힘주어 팔을 걷어내려 했으나 시신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뒤에 있던 장수가 성큼 아이 곁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아이가 만졌던 시신의 겨드랑이에 칼집을 꽂아 옆으로 시신을 뒤집었다.
또 하나의 시신이 그 속에 숨어 있었다. --- p.121

그가 짧은 칼을 꺼내 어린 늑대의 목을 찔렀다. 고통에 몸부림칠수록, 비명이 커질수록 그는 더 깊이 칼을 꽂았다. 다시 늑대가 나타났고 나는 다시 화살을 날렸다. 나의 왕, 나의 주인께서 사냥감을 해체하는 동안 그의 무사이며 그의 종인 나는 다가오는 적들을 물리쳤다.
그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있어 행복했다. 그의 몸을 지켜주고 있음에 나 스스로 자랑스러웠다.
그가 꽂았던 칼을 뽑아 배를 가르고 있었다. 피가 쏟아지고 흔들리는 내장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올랐다. 이리저리 꼬인 내장을 헤집어 시뻘건 간을 꺼내자, 훅 끼쳐드는 비릿하고도 단내 나는 피냄새.
그가 식사를 하는 동안 나는 멀리 있는 적들에게 또 몇 발의 화살을 날렸다. 그 후, 한 생명의 완전한 절멸을 알았는지 자식 잃은 늑대들은 더 오지 않았다.
입가에 피가 범벅인 그가 내게 손짓했다. 그리고 반 덩어리의 간과 이름 모를 내장 몇 덩어리를 눈 위에 던져 주었다. 건네준 음식을 말없이 먹었다.
무언가 씹을 수 있어 행복했다. 무언가 삼킬 수 있어 감격스러웠다. 따뜻한 내장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을 때 얼어붙은 몸의 모든 세포가 살아서 꿈틀거리는 듯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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