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밤마다 말괄량이 삐삐의 침대로 하늘을 날며 여행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연세대학교에서 아동학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어린이 영어책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의 꿈을 키워 오다가 한국일러스트레이션 학교에서 그림을 공부한 후 지금은 행복한 마음으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참외와 황소, 생각 나름》 《한국의 딥스》 등이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heehaahj
도처에 사람은 삽니다. 사연 없는 사람도 없습니다. 마라도는 예부터 바람이 세서 사람이 살 수 없고, 궂은 일이 생길까 봐 가는 것을 금지하였다고 하여 ‘금섬’이라 불렸습니다. 그러나 외진 곳에서도 사람은 삽니다. 바닷물에 아빠 잃고 엄마까지 뭍으로 떠나보낸 솔뫼, 솔뫼를 친자식 이상으로 사랑하는 등대지기 부부, 입양한 두 딸을 당당히 키우려고 이사 온 하나네 가족, 그리고 육지에서 사업에 실패한 후 쫓기듯 이곳까지 흘러온 성재 아저씨…….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착한 사람들입니다. 착한 만큼 나름대로 상처를 지닌 사람들이죠. 이들 가운데 특히 내 마음을 끄는 사람은 제주4ㆍ3사건 때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평생 물질하다가 바닷물 속에 끝내 자기 목숨을 던진 맹순 할머니였습니다. 너른바당 앞을재연 혼질두질 들어가난 저승길이 왓닥갓닥 이어싸나 이어싸나 아직도 맹순 할머니의 한 맺힌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