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없는 행동은 흉기이고 행동이 없는 철학은 가치가 없다.” 「혼다자동차 50년사」에 실린 이 문장은 매우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어떤 행동도 철학이 없으면 흉기가 된다. 똑같은 칼도 강도가 쓰면 흉기가 되고 훌륭한 요리사가 쓰면 우리에게 좋은 음식을 만들어낸다. 철학이 없으면 사람을 해치는 도구가 되고, 철학을 가지고 사용하면 생활의 유용한 도구가 된다. 그래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시스템에 철학을 불어넣어야 한다. 시스템 이전에 철학이 있어야 한다. 철학(philosophy)을 바꾸어 시스템(system)을 바꾸고, 시스템이 바꾸어 행동(behavior)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어 성과(performance)를 바꾸어야 한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나름대로 철학을 생각의 집합으로 본다. 생각은 세상을 보는 방법(the way to see the universe)이며, 이것이 세상에서 활동하고 행동하는 철학(philosophy, 觀)을 만들어낸다. ‘세상을 보는 방법’은 어떤 창(window)을 통해서 보느냐에 달려있다. 이 창은 학자와 학문 분야에 따라 프레임(frame), 렌즈(lens), 방식(way), 관점(perspective)이라 부르기도 하고, 총칭하여 패러다임(paradigm)이라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세상이 바뀔 때면 항상 패러다임을 바꾸라는 충고의 소리를 듣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패러다임이란 또한 무엇인가? 패러다임이란 ‘어떤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느냐’이다. 즉 지금 내가 어떤 안경을 쓰고 보는가에 따라 세상도 다르게 보인다. 이것이 곧 생각의 집합인 철학을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는가에 의해 이러한 생각의 집합인 철학은 한 개인의 살아가는 방향과 척도가 된다. 개인은 생각의 집합인 철학이 행동을 이끌어 결국 운명을 바꾸기도 하는데 기업은 어떤가? 기업이 철학을 기반으로 해야 함이 중요한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에 의해 기업의 행동을 이끌어 운명을 바꾸기 때문이다. 기업의 안경 중에서도 특히 최고경영자가 쓰고 있는 안경이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인해 기업 이미지를 나타내는 기업 실체인 CI(Corporate Identity)와 최고경영자 실체인 CI(Chairman Identity)를 동등하게 다루는지도 모른다. 큰 경영을 하는 최고경영자일수록 돈이 아니라 경영자 철학을 필요로 한다. 돈을 철학의 중심으로 놓고 세상을 바라볼 때, 그는 이미 큰 경영을 할 그릇이 되지 못한다. 성공한 기업은 훌륭한 철학이 그 바탕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