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안타까운 죽음’을 기사화하려고 했는데 죽음의 장소가 알고보니 ‘홍등가’였던 적이 있다. ‘사자’의 명예를 위해 못 들은 척해야 할 것인가. 진실을 위해 그 내용도 써야 할 것인가. 불리한 내용은 빼고 기사로 쓴 기자가 있었다. 불리한 내용만을 부각한 기자도 있었다. 기사를 아예 안 쓰고 노트북을 덮어버린 기자도 있었다. 둘 모두를 쓰기는 힘들다. 야마는 하나다. 둘이 될 수 없다. 안타까운 내용만을 쓴 기자는 ‘사자의 명예’와 ‘좋은’ 기사를 위해 그런 선택을 했다. 불리한 내용만을 쓴 기자는 ‘진실’과 ‘자극’을 위해 그런 선택을 했다. 기사를 킬한 기자는 기자로서의 ‘양심’을 지키려 했다. 즉 어떤 기사를 쓰든 중요 사실을 누락하게 되는 결과를 낳으니 처음부터 쓰지 않은 것이다. 어떤 선택이 옳은가. 아니 이걸 ‘옳다, 그르다’의 문제로 볼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볼 문제다. --- p.15
아만다 어플이라고 기존 소개팅 어플과 차별화를 내세운 게 있다. 묘하게 자존심을 자극하는 회원심사가 일종의 돌풍을 일으켰다. 아는 사림들끼리 은근 자랑도 했다. 자신의 외모가 객관적으로 뛰어나다는 점이 입증된 듯한 느낌이 들어서다. 외모지상주의라는 해묵은 비판이 있었지만 이성의 외모에 끌리는 것은 본능에 가깝다. 오히려 아만다가 인간의 본능에 솔직해 인기가 있었을 것이다. 당시 아만다 대표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했는데 꽤 신경써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익모델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고, 직원도 확충하는 모습이 스타트업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했다. 어플은 꾸준한 게 중요하다. 이슈몰이는 붐이 한 번에 크게 일다가 금방 식는다. 롱런이 그만큼 힘들다. 지금은 아만다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회원심사를 통과한 지인들이 회원심사를 기다리는 이성에게 1점 폭탄 세례를 날리며 재미를 느끼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는데, 묘한 보복심을 불러일으키나 보다. 여러모로 재밌는 사회현상을 보여준 어플이었다. --- p.121
트위터 영향력 분석을 위해 각 매개변수에 ‘음이항 모형’을 활용했는데 일단 ‘음이항 모형’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했다. 기자가 용어를 모르는데 독자에게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설혹 그 의미를 이해했다 하더라도 분석 툴을 기사화했을 때 독자들이 읽을지는 미지수다. 기사는 최대한 쉽게 써야 한다. 어려운 기사는 좋은 기사가 아니다. 실제 사례는 직접 찾을 수밖에 없었다. 트위터 분석을 제공하는 곳을 찾아 일일이 비교하며 수치화했다. 결국 이 기사의 대부분은 직접 찾은 사례에 논문의 이론적 근거를 곁들인 식이다. 이 기사를 쓴 후 논문을 아이템으로 선정해 기사화하는 것을 꺼리게 됐다. 아무래도 노력 대비 기사의 질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