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으뜸에 못하지 않다’는 뜻의 이름으로 1985년에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책 읽기를 너무나 좋아했고 특히 대하서사 장르를 주로 읽었다. 삼국지, 삼국사기는 물론이고 초한지, 일본 전국 시대 등 대하서사 장르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읽었고 이후 역사를 넘어 판타지까지 즐겨 읽었다.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고등학생 때부터였으나 주변의 여건 등을 감안하여 꿈을 미뤄왔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관한 2013년부터 첫 작품을 착실하게 준비해왔다. 첫 작품의 장르를 역사로 한 것은 ‘역사’란 단어만 들어도 몸서리를 치는 10대, 20대들에게 역사가 얼마나 재미있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암기 과목화가 되어 버린 ‘국사 과목’에 지친 아이들에게 역사란 사실 굉장히 즐거운 분야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술, 담배,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정신의 소유자이자, 왼손잡이, 쌍가마, 평발 등 신체적으로도 특이한 저자는 자신의 첫 작품에도 특이한 재미와 매력을 한껏 장전했다.
교묘하게 부대를 빼면서 적의 공세를 흘려버리는 흥위위 특유의 전술이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최전방의 병사들 간에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었다. 아군, 적군 모두가 상당한 전사자가 나오는 상태였다. “형님, 종래의 작전을 포기하시고 우리 좌군을 움직이셔서 최춘명 상장군을 도와야 합니다. 이 상태로는 흥위위 군은 궤멸입니다.” 강영섭이 다시 진언하며 진진을 재촉했다. 그러나 진진의 눈빛은 여유로웠다. 그는 피식 웃으면서 강영섭을 돌아보았다. “영섭아, 네가 최춘명 상장군과 일기토를 한다면 이길 수 있겠느냐?” “네?” 느닷없는 질문에 강영섭은 매우 뜬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진진의 눈빛이 단순 농담이 아닌 것을 알고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다. “제가 형님께 무예를 배우긴 했으나 최춘명 상장군을 이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워낙에 무예로 유명하신 분 아닙니까.” “하하. 아마 그렇겠지. 그렇다면 나와 최춘명 상장군이 일기토를 한다면 어떻겠느냐?” “음…, 최춘명 상장군이 아무리 대단하다고는 하나 형님은 모두가 인정하는 ‘고려 제일검’이 아니십니까. 당연히 형님이 이길 것이라고 봅니다.” 강영섭의 말에 진진은 크게 웃었다. 그가 웃는 동안 강영섭은 흥위위 군대가 싸우는 모습을 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왜 진진이 이런 시급한 순간에 이런 소리로 시간을 쓰는지 강영섭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 강영섭의 심정과는 무관하게 진진은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무명을 얻은 것은 금강야차 ‘이의민’을 단신으로 쓰러트리면서부터였지. 그리고 그 당시 최춘명 상장군은 흥위위의 천인대장으로서 이의민 토벌 전에 참가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만약 그때 흥위위도 최충헌 합하의 대의에 동참했다면, 아마 금강야차를 베는 것은 당시 노비에 불과했던 내가 아니라 최춘명 상장군이었을 것이다. 왜냐면 그의 투기는 이 나로서도 쉽게 볼 수 없을 정도이니까.” “!!” 진진의 말투는 매우 사소한 것을 말하는 듯했으나 그 내용은 엄청난 것이었다. 항상 겸손하고 자신의 무공을 드러내지 않는 최춘명이었기에 그의 실력은 막연하게만 알려져 있었고 그래서 그가 이 정도의 무인일 줄은 대부분 몰랐다. 그런데 진진이 이렇게 극찬하는 것을 보며 강영섭은 새삼 최춘명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아우의 변한 눈빛을 보고 진진은 실소를 하며 다시 말했다. “저 둘은 얼핏 보면 호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엇비슷한 것이 아니다. 최춘명 상장군은 충직한 장수이다. 그가 보기에 저 맞상대하는 거란 전사는 상당한 잠재성을 가진 ‘인재’인 것이다. 그래서 나를 위해 저런 빛이 나는 인재들을 최대한 남겨두고 싶어 하지. 지금 최춘명 상장군은 저 장수를 온전히 생포하고 싶어서 저리 하는 것이다.” 죽이지도, 불구로 만들지도 않고 생포한다…. 그것도 저런 상당한 실력을 가진 고수를…. 강영섭은 최춘명이 그 정도의 경지라는 것을 몰랐기에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두 장수의 일기토를 눈이 뚫어져라 보게 되었다. 이렇게 새로운 시선까지 받으면서 최춘명과 다를카이의 일기토는 점입가경으로 접어들었다.(17-19---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