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成奎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인문학부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성균관대학교 박사 후 국내 연수 과정과 서울대학교 강의교수를 거쳐 현재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커뮤니케이션문화학부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0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문학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문과 노벨의 장르 사회학』, 『사막에서 리얼리즘』, 『신성한 잉여』 등이 있다.
세칭 『민중교육』지 사건(1985년)에서도 진문진답이 각본 없이 전개되었다. 실천문학사에서 나온 『민중교육』에 실린 두 편의 글이 용공이라고 해서 그 필자와 발행인이 구속되었다. 첫 공판 날, 검사는 피고인에게 물었다. “피고인은 북한 공산 집단이 대남 적화 통일을 목표로 하는 반(反)국가 단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요?” ‘용공’이라는 공소 사실을 부인하는 피고인도 검사 신문 첫머리에 으레 나오는 이런 질문에는 거의 “예”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그 피고인은 “모른다”라고 단호히 말하는 것이 아닌가. 당혹스런 표정의 검사는 “아?니, 북괴의 대남 전략도 모른단 말이오?”라고 언성을 높였다. 피고인도 물러서지 않고 “북한 신문도 못 읽고 방송을 들으면 잡아가는데 어떻게 북한의 대남 전략을 알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검사는 한 옥타브 낮춘 목소리로 “구체적인 것까지는 모르더라도 대략적인 건 알고 있을 것 아니오?” 귀찮은 듯이 피고인이 “예”라고 하자 검사는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대략적인 것은 그럼 어떻게 알았지요?”라고 역습을 했다. 한참 망설이던 피고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이러했다. “예비군 훈련 가서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