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도망치려 하면 손목의 방울을 빼앗아요. 방울이 있는 한 녀석은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거예요.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좀 어렵지만, 방울 없이는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거예요. 내가 그 아이랑 한동안 지내서 아는데, 방울은 절대 버리면 안 되고 감추기만 해야 돼요. 녀석의 마음을 좀 잡아 놓은 다음 방울을 돌려줘요. 방울이 없으면 아이를 붙잡아 놓는다 해도 행복해 하지 않을 거니까.” (33쪽)
당당이 단번에 알아듣지 못해 수없이 반복 설명한 후에야 육손에게 돈을 주고 당당을 샀다는 사실을 간신히 이해시킬 수 있었다. 당당은 돈을 주고 물건을 산다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당당은 아무 말 없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40~41쪽)
아름다운 차오건제 마을에서 귀여운 오리들과 놀며, 라이푸 부부가 가져다준 편안한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당당은 잠시 유마디를 잊고, 형을 잊고, 자신이 찾아 헤맸던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66쪽)
“원래 어딘가로 가고 있던 아이를 우리가 잠시 붙잡고 있는 거야. 얘는 형을 찾아야 하고, 집을 찾아가야 해! 찾을 가망성은 거의 없겠지만. 그렇지만 차오건제에서 사는 것, 우리 집에서 사는 것이 거리에서 밥을 구걸하는 것보다 못하겠어? 남의 집 처마 밑에서 밤을 보내는 것보다 못하겠냐고? 어쨌든 빗속에서 쫄딱 젖는 것보다 낫겠지…….” (74쪽)
까까머리는 까까머리 투가 울며불며 소리칠 때까지 폐가에서 나오지 않고 끝까지 버텼다. 허둥지둥 뛰어다니는 까까머리 투의 모습에서 당당은 유마디를 떠올리고, 형 딩딩을 떠올리고, 형이 몰래 숨 어 있던 모습을 떠올렸다. 당당은 순간 자신이 차오건제의 청석돌 길 위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잊고, 벌떡 일어나 까까머리 투처럼 큰 소리로 외쳤다. “형!” (120쪽)
당당을 태양이 떠오르는 곳을 향해 걸어가며, 형 당당을 찾아 헤맵니다. 그런 당당에게 육손이라는 남자가 접근해 오고, 당당은 그가 베푸는 친절에 속아 육손의 뒤를 따르게 됩니다. 육손은 형을 찾아 주겠다는 말로 당당을 꾀어내어 차오건제 마을에 사는 라이푸 부부에게 데려갑니다. 돈 오천 위안을 받고 라이푸 부부에게 당당을 팔아넘긴 육손은 그대로 마을을 떠나고, 당당은 라이푸 부부의 아들이 되어 차오건제 생활에 적응해 나갑니다. 라이푸 부부가 제공하는 단란하고 편안한 생활으로, 당당은 어느새 형을 잊고, 할머니를 잊고, 유마디를 잊어버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라이푸가 키우던 오리들이 전염병에 걸리고, 라이푸의 집안 형편 또한 급격하게 기웁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충격으로 쓰러진 라이푸의 몸은 성치 못해 당당과 부인에게 짐을 안겨 줍니다. 그러나 당당은 여전히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라이푸 부부에게 웃음을 주고, 라이푸 부부 역시 당당을 친 아들처럼 여기며 온 정성을 쏟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당당은 자신을 팔아넘긴 육손을 다시 만나게 되고, 다시 그의 굴레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당당은 과연 라이푸 부부의 곁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요?